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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의회가 권력 장악…의장에 대통령 권한(종합)

유럽/러시아

    우크라이나 의회가 권력 장악…의장에 대통령 권한(종합)

    • 2014-02-24 06:41

    "25일까지 연립내각 구성"…국제사회 "국가 분열 없어야"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전격 도피로 우크라이나의 정치권력이 기존 야권이 주도하는 최고 라다(의회)로 완전히 넘어간 가운데 의회가 23일(현지시간) 연립 내각 구성 절차에 착수했다.

    이틀 전 수도 키예프를 떠나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동부 지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의회는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신임 의장에게 대통령 권한 대행직을 겸임토록 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하루 전 현지 TV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그를 지지하는 친(親)러시아 성향의 동남부 지역과 기존 야권의 지지 기반인 친서방 성향의 서부 지역이 대립하면서 국가 분열 사태가 초래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아직 동남부 지역의 조직적인 저항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정국 변화에 큰 관심을 표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정치 세력들이 하루속히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조기 대선 등의 정치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국가 분열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 의회 조각 착수…의장, 대통령 권한 대행 겸직

    의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하루 전 의장에 새로 선출된 투르치노프에게 대통령 권한까지 이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대통령 권한 이전 결의안 표결에는 339명의 출석 의원 가운데 28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투르치노프 의장은 오는 5월 25일에 앞당겨 치르기로 한 대통령 선거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직을 겸임하게 됐다.

    의회는 또 다음 주 초 야권 정당들을 중심으로 한 연립 내각을 구성하고 새 총리도 선출할 예정이다.

    당초 원내 정파들은 이르면 23일 연립 내각 구성에 합의하고 새 총리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내각 구성 논의를 하루 뒤로 미루기로 했다.

    야누코비치 정권에 반대해온 최대 야당 '바티키프쉬나'(조국당) 소속 의원 세르게이 소볼례프는 연립 내각 구성과 총리 선출이 늦어도 25일까지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 후보론 하루 전 교도소에서 석방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 바티키프쉬나 원내대표 아르세니 야체뉵, 무소속 의원 표트르 포로셴코 등 3명이 거론됐다.

    하지만 바티키프쉬나 당수인 티모셴코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총리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를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는 소식은 생소한 것이다. 누구도 이 문제를 나와 협의한 바 없다"면서 "나에 대한 존경에 감사하지만 나를 총리 후보로 검토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총리직은 야권의 반정부 시위 와중에 니콜라이 아자로프 전 총리가 지난달 말 해임된 뒤 이후 제1부총리인 세르게이 아르부조프가 대행해 왔다.

    하지만 하루 전 의회가 야누코비치 대통령 퇴진과 5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로 결의하고 새로운 내각 구성에 착수하면서 기존 내각에서 직무대행을 맡아오던 총리와 장관들은 대부분 경질됐다.

    한편 공산당은 바티키프쉬나 등이 주도하는 연립 내각 구성에 동참하지 않고 내각 구성원 임명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산당 의원 아담 마르티뉵이 이날 밝혔다.

    ◇ "야누코비치, 국경수비대원에 뇌물주고 출국 시도"

    검찰 총장직 수행 전권대표를 맡고 있는 올렉 마흐니츠키는 이날 의회 질의에서 현재 수사팀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빅토르 프숀카 전 검찰총장, 알렉산드르 클리멘코 전 국세청장 등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프숀카와 클리멘코는 22일 동부 도시 도네츠크 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하다 국경수비대에 체포됐으나 곧이어 공항 안으로 무장한 경호원들이 침입해 총격을 가하면서 이들을 어딘가로 데리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수비대는 23일 새벽 야누코비치 대통령도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국경수비대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출국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모처로 도피했다고 전했다.

    국경수비대는 "출국 서류 심사를 위해 수비대 직원들이 공항 사무실로 나오자 무장한 사람들이 돈을 건네며 서류절차 없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탄 전세기를 출국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수비대는 "이후 2대의 장갑 차량이 전세기로 접근했고 비행기에서 내린 대통령이 차로 옮겨타자 곧이어 공항을 떠났다"고 전했다. 수비대는 출국 서류를 꾸미지 않았기 때문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어디로 가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내무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아르센 아바코프 대행은 이날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야권 인사 석방에 관한 22일 의회 결의에 따라 오늘까지 64명이 석방됐으며 24일 나머지 3명이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 국제사회, 우크라이나 국가 분열에 우려 표시

    국제사회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정국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전화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동서 분열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영토적 통합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두 지도자는 또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신속히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데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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