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추도시설이 아니다. 전쟁 희생자를 추도하고 평화를 기원했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도 거짓이다."
국가주의와 종교 등의 틀로 야스쿠니(靖國)신사 문제를 연구해 온 일본 학자가 '야스쿠니 신사에서 부전(不戰)의 맹세를 했다'는 아베 총리의 변명에 직격탄을 날렸다.
고야스 노부쿠니(子安宣邦) 오사카(大阪)대 명예교수는 22일 도쿄에서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을 "군사적 희생자를 호국의 신으로 모셔 제사 지내는 시설"이라고 규정하고 전몰자 추도와는 성격 자체가 다른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왕을 최고 제사장으로 하는 국가신도(神道) 제사 체계의 중심에 있는 것이 이세(伊勢)신궁과 야스쿠니 신사이며 야스쿠니 신사는 국가신도와 함께 '전쟁하는 국가, 제사 지내는 국가'의 형태로 일본을 지탱했다고 평가했다.
고야스 명예교수는 "전후에 일본이 평화헌법을 만들면서 '전쟁하지 않는 국가, 제사 지내지 않는 국가'로 전환했으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전쟁하는 국가, 제사지내는 국가'로서의 일본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총리 보좌관인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참의원이 야스쿠니 참배에 '실망했다'며 반발한 미국을 겨냥해 "오히려 우리 쪽이 실망했다"고 하는 등 일본 정부 인사가 논란이 되는 발언을 이어가는 데 대해 "이들에게는 참배가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지에 관한 인식이 없다"며 국제적 감각이 둔하다고 혹평했다.
그는 아베 정권이 중의원은 여대야소지만 참의원은 여소야대인 이른바 '꼬임 상황'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만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작년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하면서 역사수정주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