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사상 최연소 총리로 최근 취임한 마테오 렌치(39)가 첫 의회 연설에서 "더이상 핑계(alibi)는 없다"며 '급진적이고 즉각적인' 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렌치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의회 상원에서 신임투표를 앞두고 한 100여 분간의 연설에서 이탈리아가 "숨막히는 관료제에 녹이 슬고, 마비되고, 얽매인 나라가 됐다"며 개혁의 시급성을 지적하고 "불만의 합창을 끝내자"고 촉구했다.
렌치 총리는 또 "이 의사당과 대중들 안에는 '유럽'이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의 근원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이탈리아의 공공부채가 문제가 되는 원인을 '유럽연합의 채근'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메르켈 (독일) 총리나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요구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 대한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혁의) 도전에서 패배하게 되면 책임은 온전히 나의 몫이 될 것"이라며 "누구도 더는 핑계를 댈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국가가 사기업에 진 수백억 유로의 빚을 즉시 갚고 급여소득세의 '두 자릿수' 감면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중도좌파 민주당(PD) 당수 출신인 렌치 총리는 내각 출범과 함께 선거법과 노동시장, 행정, 세제 등의 분야에서 '100일 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렌치 내각은 민주당과 중도우파 세력 등의 지지를 바탕으로 25일 새벽 진행된 신임투표를 찬성 169표, 반대 139표로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