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서민 교수 "3.5미터 기생충, 알고보면 순한 친구"

사회 일반

    서민 교수 "3.5미터 기생충, 알고보면 순한 친구"

     

    -광절열두조충, 세계기록은 25미터
    -쌀세톨 영양분으로 살아가는 기생충
    -기생충약 아닌 디스토마약 복용해야
    -대변 후 스스로 체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 교수)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큰 화제가 된 뉴스가 하나 있습니다. 13살 남자 아이 몸에서 3.5m가 넘는 기생충이 나왔다는 뉴스였는데요. 여러분 상상이 되십니까? 담당 의사는 “기생충이 배출 되다가 중간에 끊어졌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길었을 거다”라고 하는데요. 이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아니, 이 시대에 무슨 이런 기생충이 다 있냐 회충약 정기적으로 먹으면 없앨 수 있는 거 아니었느냐, 이런 질문들.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이름 기생충. 오늘 화제의 인터뷰 시간에 짚어보죠.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분이세요. 단국대 의대 서 민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서민> 안녕하세요, 서민입니다.

    ◇ 김현정> 무슨 3.5m가 넘는 기생충이 있습니까?

    ◆ 서민> 그게 촌충이라는 기생충인데요. 촌충 중에 되게 긴 게 많고 이번에 발견된 광절열두조충은 특히 길이가 길기로 유명해요. 사실 이번 것은 3.5m밖에 안 되지만 제가 발견한 것들 중에 6m짜리도 있었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6m짜리가 몸에 살 수가 있어요?

    ◆ 서민> 얘들이 몸을 최대한 접어서 피해를 안 주게 살거든요. 그런데 최대기록은 25m예요.

    ◇ 김현정> (웃음) 식사하시는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일단 양해를 구하고 이야기 해야겠네요. 25m짜리도 있었다? 이름이 지금 정확히 뭐라고 하셨죠, 이번에 나온 기생충?

    ◆ 서민> 이름이 좀 어려워요. 광절열두조충이라는 건데요. 편절이 넓다는 의미로 광절, 좀 앞 머리부분이 찢어졌다고 해서 열두라고 합니다.

    ◇ 김현정> 열두.

    ◆ 서민> 조충

    ◇ 김현정> 조충. 열두조충. 우리랑 친숙한 그런 기생충은 아닌 거죠?

    ◆ 서민> 아닙니다. 옛날에 만 년 전 유적에서도 발견이 되고요. 오랫동안 인류랑 같이 살았던... 친구이죠, 사실.

    ◇ 김현정> (웃음) 인류랑 함께 오랫동안 우리가 데리고 살아왔던 친구. 그러면 이게 해로운 거는 해로운 거죠, 친구는 친구라도?

    ◆ 서민> 네, 그런데 새로운 건 전혀 아닙니다. 1년에 몇 번씩 발견이 되고 있고요. 이번에 어린 아이에게 발견된 게 약간 특이한 건데 제가 자료를 좀 찾아봤더니 10살짜리, 14살짜리, 6살짜리 이런 애들도 걸린 적이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 김현정> 이번에 발견된 아이 같은 경우는 회를 즐겨먹었다고 하던데 그게 원인인가요?

    ◆ 서민> 그렇죠. 그게 이제 송어회나 연어회 그런 것들.

    ◇ 김현정> 연어회, 송어회 같은 거를 먹어서 들어갔다? 기생충이라면... 당연히 영양분을 빼앗아 갈 거 아닙니까?

    ◆ 서민>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른에겐 별로 증상이 없어요. 이 기생충이 살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진 않거든요.

    ◇ 김현정> 이 3.5m짜리가 우리 몸에서 영양분을 빼앗아 간다면 어느 정도나 빼앗아 가는 걸까요?

    ◆ 서민> 빼앗아 가봤자... 그냥 밥풀로 한 몇 톨 정도밖에 안 되는 정도거든요.

    ◇ 김현정> 밥풀 몇 톨 정도의 영양분.

    13세 남아 몸에서 배출된 3.5m의 기생충 (한양대병원 김용주 교수 보고)

     



    ◆ 서민>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한참 자랄 때고 영양분이 많이 필요한 때라서 그런지 어린 아이들에게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빈혈이 있다든가 피로감을 느낀다든가... 이번 아이도 피로감을 많이 느껴서 병원에 왔다 그러잖아요. 어린 아이에서도 증상이 있는 편이에요.

    ◇ 김현정> 그렇군요. 피로감을 느끼는 아이들. 이런 경우는 여러분 주의해서 학부모님들이 보셔야 된다는 건데 그나저나 요즘도 우리 몸에 기생충이 있었나, 이번 뉴스 보면서 놀란 분들 많으세요.

    ◆ 서민> 기생충은 사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항상 있어 왔어요. 회충들이 이제 박멸되니까 기생충이 없다고 생각하시는데 알게 모르게 많이 있습니다. 우리 몸 안에 있고 눈에 회충처럼 아주 뚜렷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잘 모를 뿐이죠.

    ◇ 김현정> 잠깐만요, 회충하고 기생충하고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 서민> 기생충 중에 회충이 있는데요. 말하자면, 회충이 기생충 가운데 왕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회충은 그래도 많이 박멸이 됐어요?

    ◆ 서민> 회충은 거의 박멸돼서... 봄, 가을로 구충제 많이 드시잖아요. 그런데 그게 사실 회충 때문에 그런 건데 이제 사실 드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없어졌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기생충은 왜 안 없어지는 거죠?

    ◆ 서민> 기생충은 바퀴벌레랑 비슷한 거죠. 워낙 세월이 길고 또 나름대로 생존 방식이기 때문에.

    ◇ 김현정> 기생충이라는 것은 기생충 약을 복용해도 잘 안 없어지는 겁니까?

    ◆ 서민> 그러니까 이제 원래 일반적으로 구충제하면 회충약이고요. 약국에서 우리가 기생충 의심될 때는 회충약을 많이 쓰는데 사실 이게 이번에 발견된 촌충 같은 경우는 회충약으로 죽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도 뉴스 보니까 13살짜리 아이도 이미 기생충약, 회충약을 먹기는 먹었대요. 그런데도 그대로 이 기생충이 살아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서민> 그게 이제 얘네들은 디스토마약을 먹어야 되거든요. 디스토마약 한 알이면 금방 죽습니다. 그런데 회충약 같은 것은 아무리 먹어도 별로 그렇게 타격이 없어요.

    ◇ 김현정> 그럼 디스토마 약이라는 거를 우리가 회충약 먹듯이 1년에 한번씩 복용하는 건 어떤가요?

    ◆ 서민> 그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단 약값이 그렇게 싸지도 않고요. 또 이제 이게 아무것도 없는데 먹는다면 그냥 허공에 대고 막 방망이질하는 거나 비슷한 거죠.

    ◇ 김현정> 과잉치료가 되는 거군요, 또 그때는.

    ◆ 서민> 그렇죠. 그리고 대변검사를 통해서 이제 기생충이 있는 걸 확인한 뒤에 드셔야 합니다.

    ◇ 김현정> 예전에는 우리가 학교에서 채변검사를 했거든요, 아이들이. 요즘은 사라지지 않았나 싶은데.

    ◆ 서민> 채변검사는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 수준에서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이렇게 기생충들 살아 있으면 좀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