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가 0승162패를 했으면 좋겠다."
이안 킨슬러(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친정팀 텍사스 레인저스에 대한 섭섭함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트레이드에 대한 앙금이 제대로 남은 모양새다.
킨슬러는 5일(한국시간) ESPN을 통해 "텍사스가 0승162패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텍사스에 친구들도 있고, 그 친구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졌으면 좋겠다"고 자신을 트레이드한 텍사스를 저주했다.
킨슬러는 텍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텍사스에 지명을 받았고, 200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쭉 텍사스에서만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프린스 필더와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과정이 킨슬러의 맘을 상하게 했다. 텍사스는 주릭슨 프로파를 키우기 위해 2루수 킨슬러에게 1루 전향을 요구했다. 킨슬러는 거절했고, 결국 트레이드됐다. 무엇보다 트레이드 소식을 존 다니엘스 단장이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해 알았다. 킨슬러가 "다니엘스 단장은 보기 싫은 사람"이라고 말한 이유다.
킨슬러의 저주 속에서도 텍사스는 평온하다. 추신수와 필더의 영입으로 전력을 대폭 강화하며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론 워싱턴 감독은 킨슬러의 이야기를 들은 뒤 "그의 생각을 말했을 뿐"이라면서 "우리는 0승162패를 하지 않는다. 보장할 수 있다. 트레이드는 현명했고, 우리는 나쁜 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킨슬러가 친구이기는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그저 '적'이라는 생각이다.
태너 셰퍼스는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킨슬러는 내가 존경하는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은 디트로이트 선수다.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고, 맷 해리슨도 "우리가 이기려는 팀 중 하나다. 지길 원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장 밖에서 친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