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그룹내 직급인 '회장' 직에서도 완전히 물러난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그룹내 모든 직급과 직책을 내려놓고 SK 경영과는 무관한 대주주로만 남는다.
SK 관계자는 5일 "회장직 사퇴에 대한 공식 절차가 있는 건 아니지만 최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사퇴한 취지를 살려 계열사 대표이사 사퇴와 동시에 회장직에서도 물러난 것이라는 게 내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회사 발전을 위해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SK㈜와 SK이노베이션[096770]을 비롯해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임기가 끝나는 SK하이닉스[000660], SK C&C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RELNEWS:right}
최 회장은 이들 계열사에 미등기임원으로도 등재되지 않았다.
최 회장은 2012년 12월 그룹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과 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하면서 전략적 대주주로만 남았으나 주력 계열사들의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해 여전히 '회장'으로 불려왔다.
최 회장이 그룹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음에 따라 앞으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실질적인 그룹 대표로 경영전면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최 회장에 대한 호칭도 '최태원 전(前) 회장'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에 앞서 유죄판결이 확정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으나 '회장'직을 유지한다.
한화[000880] 관계자는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만 물러난 것일 뿐"이라며 "그룹을 통합 대표하는 상징적인 직책으로서 회장직을 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2008년 4월 삼성 비자금 특검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회장 직함을 내려놓고 '전 회장'으로 남아있다가 2010년 3월 삼성전자[005930] 회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는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