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도닐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는 3월 하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부터 4년 가까이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해온 도닐런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개요와 평가'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마도 헤이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일부 진전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두 정상이 만나도록 미국이 더 깊이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중순 일본의 일부 언론은 '일본 정부가 핵안보 정상회의때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한국에 타진할 방침'이라고 보도해 한때 정상회담설이 나돈 바 있다.
미국은 한·일 양국이 과거사 갈등의 수위를 낮추고 관계개선을 모색하도록 독려하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양국의 주권적 사항이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는데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현재 동북아 안보 상황은 매우 미묘하며 미국이 한·일 양국의 긴장을 낮추고 화해를 하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며 "특히 양국 정상이 직접 접촉해 화해하도록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일 양국의 지도자들이 '아이스 브레이킹(ice-breaking·관계개선)'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4월 한·일 순방때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기는 하지만 미국은 양국 지도자들이 적절한 화해의 길을 모색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지난해 10월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기능정지)을 이유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취소함으로써 미국과 관련국들이 너무 많은 대가를 치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