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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새누리당 당권주자들의 낯 뜨거운 5.16 미화

 

새누리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인물들이 약속이나 한 듯 ‘5.16 혁명론’을 설파하고 나섰다.

이인제 의원이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16의 시작은 쿠데타이지만 결과는 혁명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 의원은 “5·16을 일으킨 주도 세력들이 산업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를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고 강조하면서 "그것이 민주주의의 토양이 됐다. 그래서 결과는 혁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무성 의원은 지난달 한 강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적화통일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무능하고 부패한 우리 정치권을 뒤집어엎어 혁명을 했다"며 5.16을 '구국의 혁명'으로 규정했다. 우리 국민이 좀 억압을 당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경제를 이만큼 발전시키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6.4 지방선거가 끝나고 오는 7월에 새누리당의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열리게 된다. 당권 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사실상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이미 당권 도전의사를 밝힌 이들이 경쟁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미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 여당 지방선거 주자들이 너나없이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강조하고 있다던데 당권 예비주자들마저 대통령의 환심 사기에 나선 모양새다.

5.16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사를 동원해 정권을 잡은 쿠데타 사건이다. 학생들이 배우는 어떤 교과서에서도 5.16을 혁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 편향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뉴라이트 교과서도 5.16을 혁명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단지 중립적으로 ‘군사정변’이라는 표현을 쓸 뿐이다. 박정희 시대에 경제성장의 토대를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평가해 5.16을 혁명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주장일 뿐이다.

12.12 사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사건에 대해 과거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낸 적이 있다. 하지만 5.18 헌법소원을 통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볼기소 처분은 잘못된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결국 검찰은 스스로의 결론을 뒤집고 재수사에 나서 두 쿠데타 주역을 군 형법 상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쿠데타는 쿠데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랜 정치 경륜을 지닌 새누리당 두 지도자의 5.16 혁명 발언은 역사 왜곡이고, 매우 실망스럽다. 대통령의 환심 사기 발언이라면 더욱 그렇다. 더구나 이들은 박정희 유신정권과 맞서 함께 싸우던 YS 밑에서 정치를 배운 상도동 사단 출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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