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법원이 야권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의 동성애 혐의를 인정, 징역 5년을 선고해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고 말레이시아 언론이 8일 보도했다.
푸트라자야 항소법원 발리아 유소프 와히 판사는 안와르 전 부총리 항소심 재판에서 하급법원의 무죄 판결을 뒤엎고 징역 5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 재판은 안와르 전 부총리의 동성애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2012년 법원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해 진행된 것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23일 슬랑오르주 지방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려 관심을 끌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판결 후 나집 라작 총리 정부가 조종한 정치재판이라고 비난하면서 최고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판결로 보궐선거 출마가 무산될 것으로 보이며 최고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국회의원직도 상실하게 돼 다시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마하티르 전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였던 안와르 전 부총리는 1998년 총리와 아시아 금융위기 대응을 놓고 갈등을 겪다 실각한 뒤 부패·동성애 혐의 등으로 투옥되는 등 고난을 겪었다.
그는 이후 인민정의당(PJP)을 창당하고 야권 3당을 규합해 '국민연합'(PR)을 결성, 지난 5월 총선에서 국회 222석 중 89석을 얻어 1957년 독립 후 계속 집권해온 '국민전선'(BN)을 상대로 최고 성과를 올리는 등 여권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또 이번 보궐선거에서 그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당선 후 슬랑오르주 행정장관에 취임, 정치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권연합 '국민전선'과 '국민연합'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