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야, 너 있음에 우리가 웃는다' 레오(16번)가 9일 현대캐피탈과 원정 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박철우(오른쪽) 등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천안=발리볼코리아닷컴)
에이스의 격이 달랐다. '쿠바산 괴물' 레오(24, 206cm)가 현대캐피탈의 '콜롬비아 특급' 아가메즈(29, 207cm)를 넘어 삼성화재의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레오는 9일 충남 천안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현대캐피탈과 원정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49점을 쏟아부으며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공격 점유율도 70%(69.16%)에 육박할 만큼 부담이 많았지만 성공률이 66.22%나 됐다. 그럼에도 범실은 7개에 그쳤다. 29점을 올린 아가메즈가 공격 점유율 50.48%, 성공률 54.72%에도 범실이 11개나 됐던 것을 감안하면 순도와 결정력이 확실히 높았다는 뜻이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레오가 저렇게 때린다면 막기 힘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반면 아가메즈에 대해서는 "오늘 사실은 초반에는 잘 했는데 2세트 중후반 가면서 볼 배분이 좀 많이 갔으면 달아올랐을 텐데 중요할 때 범실이 많이 나와 아쉽다"고 했다.
그만큼 레오는 강력했고, 꾸준했다. 사실 1세트는 아가메즈의 우위였다. 공격 성공률과 점유율 모두 72%대로 13점을 올려 현대캐피탈의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2세트도 아가메즈는 11점, 공격 성공률 68.75%로 레오와 똑같았다.
▲3세트 이후 승부처에서 더 펄펄하지만 승부의 분수령이던 3세트에서 차이가 확연히 났다. 레오는 3세트 공격 점유율이 무려 80%를 넘었지만 64.71%의 성공률로 11점을 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반면 아가메즈는 2점, 성공률 25%에 머물렀고, 범실도 3개였다.
4세트에도 레오는 견고했다. 68.42%의 성공률 높은 공격으로 13점을 몰아쳐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 3대 공격수로 꼽혔던 아가메즈는 4세트 3점, 성공률 27.27%에 그치며 레오와 삼성화재의 우승을 바라만 봐야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에이스에 대한 평가를 묻자 동석한 레오를 향해 말없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레오는 믿는다"면서 "말이 별로 없지만 심지가 있는 친구"라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주장 고희진도 "시즌 전 레오가 자기를 믿고 해달라고 하더라"면서 "네가 안 해주면 나 은퇴해야 한다고 하니까 더 잘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레오는 "이번 시즌 다른 전문가들이 굉장히 큰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 예측했는데 1위를 해서 기쁘다"면서 "특히 동료들과 더 많이 훈련해서 이룬 1위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체력적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 5라운드 때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대비를 하고 훈련해서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고 선수라는 말에 "다른 외국인 선수보다 나은 게 아니라 두 번째 시즌이라 더 노련하게 할 수 있었다"면서 "2주 남은 챔피언결정전을 더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