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규제 완화 계획이 발표된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은 '2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국내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522조7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3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371조8천억원)은 8천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신년 업무보고에서 재건축 규제와 수도권 주택 전매제한 완화 등 규제 완화 계획을 발표한 게 주택거래 확대와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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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서울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1월 4만9천호에서 2월 7만1천호로 증가했다.
앞서 1월 중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생애최초 구입자 취득세 면제 등 세제혜택이 작년말로 끝나면서 1년만에 처음 감소(2조2천억원)한 바 있다.
가계대출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150조1천억원)도 설 자금 결제수요 등으로 5천억원 늘었다.
2월 기업대출은 4조2천억원 늘었지만 부가세 납부 수요 등 1월의 계절 요인이 없어지면서 증가폭은 1월(10조9천억원)보다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 1조7천억원 늘었지만 구조조정 기업 대출의 출자전환이 이루어지면서 1월(6조4천억원)보다 증가폭은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증가폭이 축소(4조5천억원→2조5천억원)됐지만 증가세는 예년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채(공모 가쥰)는 만기가 돌아온 금액이 커 2조7천억원 순상환됐고, 기업어음(CP)은 공기업 부채감축 등의 영향때문에 순발행 규모가 1월 2조6천억원에서 지난달 1일∼20일 7천억원으로 줄었다.
주식발행은 일부 기업의 출자전환으로 유상증자를 중심으로 3천억원 증가했다.
은행 수신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자금을 중심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6조3천억원 늘고, 정기예금도 5조4천억원 증가했다.
은행채는 예대율 규제를 받지 않는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1조2천억원 순발행됐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증가폭(6조원→4조9천억원)이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신종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세가 약화된 탓이다.
한편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시중통화량(M2)은 1천937조456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에 견줘 5.2%(평잔·원계열)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는 1천83조38억원으로 5.1% 늘었고, 기업의 현금자산인 기업 M2는 503조2천73억원으로 5.7% 증가했다.
M2는 언제든지 유통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현금·결제성예금(M1)을 비롯해 장기금융 상품을 제외한 정기 예·적금 및 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전신탁, 금융채 등이 포함된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보유 통화(평잔·계절조정계열)는 10조원 가량(0.9%) 늘고 기업은 약 4조7천억원(-0.9%) 감소했다.
가계 부문의 보유 통화 증가는 직장인들이 설 상여금을 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은 1월 부가가치세 납부와 직원 상여금 지급 등 계절 요인으로 보유 통화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