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검찰이 돈세탁 혐의로 이스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장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스위스 검찰은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 대통령의 딸 굴나라 카리모바와 그의 측근들에 대해 돈세탁 혐의로 지난해 8월부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스위스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리모바는 지난해 7월까지 제네바의 유럽 유엔본부와 국제기구의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지내 외교관 면책특권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스위스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르자 지난해 9월 16일 스위스를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NEWS:right}
스위스 검찰은 또 지난 2012년 7월부터 카리모바와 관련된 4명의 우즈베키스탄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며 이들의 불법행위가 우즈벡 통신시장과도 관련됐다고 밝혔다.
스위스 경찰은 지난해 8월말 카리모바의 제네바 저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제네바 레만호수를 내려다보는 이 저택은 카리모바가 지난 2009년 1천800만 스위스 프랑(약 220억여원)을 주고 구입했다.
스위스 당국은 8억 스위스 프랑(약 9천788억여원)에 달하는 카리모바 관련 금융자산도 동결 조치하고 출처를 조사중이다.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은 구 소련이 붕괴한 이후 우즈벡을 통치하고 있으며, 하버드 대학을 나온 딸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카리모바는 이를 계속 부인해왔다.
카리모바의 이름은 지난 2012년 이후 스웨덴과 핀란드의 거대 통신기업인 텔리아소네라의 대량 돈세탁 과정에서 자주 거론돼 왔다. 이 회사는 카리모바와 가까운 한 여인에게 우즈벡의 3세대(G) 통신 사업허가와 주파수 확보를 위해 뇌물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즈벡의 팝스타이자 패션 디자이너, 자선기금 대표이기도 한 카리모바는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급격히 입지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카리모바 소유의 미디어 매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당국에 의해 문을 닫았고, 그녀나 그녀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타슈켄트에 있는 십여 개의 옷가게들도 탈세 등의 혐의로 폐쇄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