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부패 스캔들과 감청 파일 폭로, 트위터·유튜브 차단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개표 중반까지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터키 반관영 아나돌루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오후 11시 개표율 50% 상황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전국 득표율 47.1%를 기록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27.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5천269만여명에 이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정의개발당은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에서도 공화인민당 후보와 5%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영방송인 NTV도 개표율 40%를 넘긴 상황에서 정의개발당의 전국 득표율이 46.5%로 공화인민당(28%)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여름의 전국적 반정부 시위에 이어 최근 에르도안 총리가 직접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한창인 가운데 실시돼, 11년간 통치한 에르도안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을 띠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최근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정치적 동지에서 정적으로 돌아선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을 감청 폭로전의 배후로 지목하고 귤렌 측 세력이 대거 진출한 경찰과 검찰 등의 수천명을 인사조치했다.
정의개발당은 에르도안 총리가 선거운동을 주도하는 가운데, 경제 치적을 내세우고 귤렌을 비난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야당들은 총리와 측근의 비리 혐의와 트위터와 유튜브 차단 등을 비판하며 정권 심판론으로 공세를 폈지만 오히려 집권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야당들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도 패배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