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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만으로도 만족" 인공위성 벤처CEO의 ''우주인 선발 도전기''

IT/과학

    "참가만으로도 만족" 인공위성 벤처CEO의 ''우주인 선발 도전기''

    [동행취재]쎄트렉아이 박성동 사장, 2차 선발시험 참가···기초체력, 영어, 정신심리 등 테스트

    기다려

     

    대덕의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선발하기 위한 2차 시험이 펼쳐졌다.

    지난 21일 오전 9시 KAIST(한국과학기술원) 창의학습관에 노란색 티셔츠 위에 하얀색 후드티를 입은 245명이 몰려들었다. 3만6천여 명의 전체 신청자 중 1차를 통과한 인원들이다. 이들은 2차 선발 후 남겨질 30명에 합류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시험장에 들어섰다.

    245명 중 대덕의 벤처기업 사장이 한 명 섞여 있다. 바로 인공위성 벤처 세트렉아이의 박성동 사장. 박 사장은 벤처기업 대표들이 모두 탈락한 1차 시험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다. KAIST 학부 1기생이기도 한 박 사장은 본의 아니게 대덕의 벤처기업과 KAIST 졸업생을 동시에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1차 시험 중 필기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탈락한 줄 알았다"라며 살짝 엄살을 피운 박 사장은 "2차 시험에 참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면서도 눈 속에는 숨길 수 없는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시험장

     

    우주인 선발을 위한 2차 선발시험은 기초체력테스트와 더불어 영어면접, 일반면접, 정신심리집필검사의 4가지 과목이 치러졌다. 박 사장이 임한 첫 번째 테스트는 영어면접.

    영어면접은 5~6명의 면접관이 영어로 간단한 물어보는 문제에 대해 대답을 하고 각자에게 주어지는 자료를 읽고 영어와 한국어로 요약해 다시 설명하는 방식이다. 특히, 주어지는 영문 자료는 대부분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내용으로 박 사장에게는 미국에서 생겼던 허블 망원경 고장에 대한 내용이 주어졌다.

    인공위성 제작 업체의 사장인 만큼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내용은 누구보다 자신 있는 박 사장이었다. 결국 별 무리 없이 영어면접을 마치고 다음 시험장소로 이동했다.

    영어면접 이후 KAIST 실내 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기초체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박 사장은 평소 건강을 위해 하고 있던 마라톤이나 수영 종목은 자신 있었지만 순간 근력을 중요시하는 이번 테스트에는 부담이 가득했다.

    2차 선발시험에 치러지는 기초체력 테스트는 왕복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박 사장이 소속해 있는 A조는 주로 20대의 젊은 참가자들이었다. 젊은 벤처기업 사장이라고 했지만 박 사장의 나이는 30대 후반. 나이에 따른 핸디캡이 주어진다고 하지만 젊은이들과 함께 테스트를 받는 것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체력

     

    결국, 긴장한 탓이었는지 왕복달리기의 1차 시기에 신발이 벗겨져 넘어지고 말았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신발을 조여 맨 후 2차 시기에서 10초 06의 기록으로 합격.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왕복달리기에 이은 윗몸일으키기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 박 사장의 기록은 2분에 38개. 합격선에 3개 더해진 기록이다. 옆자리에서 60개 이상의 기록을 낸 20대 참가자의 모습에 고개를 젓는다.

    왕복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에서 모든 체력을 소진한 박 사장은 결국 팔굽혀펴기에서 2개가 모자라 합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이번 체력시험은 3개 종목 중 2개만 통과하면 합격이다.

    평가시험 첫날인 21일에는 영어면접과 기초체력시험만 치렀다. 오후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돌아가 참가자들을 위해 마련한 연구원 투어와 축하공연 등을 함께 했다. 저녁에는 참가자들이 합숙을 하게 되는 KT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미지 강좌와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

    면접

     

    이미지 강좌는 우주인으로 선발 됐을 때 주로 대외활동을 많이 펼지게 될 것을 대비해 마련된 강좌다.

    시험 둘째 날인 22일에 박 사장은 ''정신심리집필검사''와 ''일반면접''을 치렀다. 정신심리집필검사는 장장 3시간에 걸친 검사로 1천개의 문항을 풀어야 하는 필기과목이다. 계산을 하거나 기초 지식이 필요한 시험은 아니지만 이 1천개 문항을 통해 참가자의 정신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테스트다.

    마지막으로 참가한 선발시험은 일반면접이다. 일반면접은 5~6명의 면접관 앞에서 주어진 주제에 대해 참가자들끼리 토론을 하는 방식. 주로 우주 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주제로 주어지고 토론 내용을 통해 상황대처능력, 리더십 등을 파악했다.

    "우주인이 꼭 될 수 있다는 자신감 보다는 선발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싶어 지원하게됐다"라고 밝힌 박 사장은 이번 우주인선발이 국민적 관심사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이벤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사장은 개인적으로 이번 선발을 통해 여성이 최종 우주인이 됐으면 한다고 한다. 우주 조종사를 선발하는 것이 아닌 우주인을 뽑는 것인 만큼 과학적 업무보다 대외업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중친화력이 높고 일반인에게 우주인 산업에 대해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우주인으로 선발돼야한다는 것이 박 사장의 생각이다.

    시험

     

    하지만, 박 사장 역시 우주인 선발에 대한 기대감은 적지 않다. "이번엔 분명히 탈락할 것 같다. 11월에는 해외 출장이 많이 잡혀있어 다음 일정에 참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테스트마다 최선을 다해 합격선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 우주인 선발에 대한 욕심을 내보였다.

    한편, 선발 시험의 첫날인 21일 1차 선발자 245명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항우연 잔디광장에서 SBS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는 "245명의 1차 선발자들 중에서 2008년 4월,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의 꿈을 실현하는 역사적인 주인공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지의 세계인 우주를 향한 도전을 통해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격려했다.

    이번 선발시험을 통해 지·덕·체를 인정받은 30명의 합격자는 오는 26일경 발표될 예정이며 향후 상황대처능력, 정밀신체검사, 사회적합성 및 우주적성검사 등 3, 4차에 걸친 선발과정을 통해 최종 2명의 우주인 후보로 추려질 예정이다.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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