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특수부대가 북동부의 베네치아와 인근 지역의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폭력사태 및 민주질서 파괴를 모의한 혐의로 분리독립주의자 24명을 체포했다고 이탈리아 경찰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체포된 인사 중에는 분리독립주의자들로 구성된 지역 정당 리가 베네타당(黨)의 지도자를 지낸 프랑코 로체타 전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이들이 베네치아와 주변 지역의 분리독립을 추진하기 위해 폭력행위를 포함한 여러 계획을 모의했다"고 말혔다. 체포된 사람 이외에 다른 27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수상도시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광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12mm 구경의 대포를 장착한 탱크를 제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TV화면에 비친 이 탱크는 그러나 실제로는 견인차량을 탱크 모양으로 개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RELNEWS:right}
언론매체들은 이들 분리독립주의자가 다음 달 열릴 유럽의회 선거일 하루 전날 문제의 탱크를 앞세워 산 마르코광장으로 진입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검찰도 분리독립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확산하는 한편 폭력을 행사하려는 양면 전략을 구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대한 검거는 베네치아를 주도로 하는 베네토주(州) 지역 정치인들이 헌법으로 금지되어 있음에도 분리독립 절차를 공식적으로 시작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또한 이탈리아 국회가 이민법을 완화해 몰래 입국한 사람들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 북부지역은 이민법 완화에 반대하고 있다.
리가 베네타당은 이에 따라 오는 6일 베네치아 인근 베로나에서 이번 체포와 이민법 완화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기로 했다.
리가 베네타당의 지도자인 마시모 비톤치는 "중앙정부의 압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집에 성 마르코기(旗)를 게양해서 부당하게 체포된 베네치아 시민들과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가 주관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분리독립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치아와 인근 지역 400만명 중 200만 명 이상이 참가한 인터넷 투표 결과 89% 이상이 이탈리아에서 독립하는 방안에 찬성한 것이다.
그러나 주간지 코리에레 델 베네토는 "(여론조사에서) 분리독립을 찬성하는 의견 대부분이 외국에 있는 컴퓨터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론조사 주도자 중 한 명인 지안루카 부사토는 정부가 (분리독립주의자들을) 검거에 나선 일은 터무니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부사토는 이탈리아 뉴스전문 매체인 스카이 TG24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주시민이다. 우리를 지지하는 시민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