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 시위대의 시위가 더욱 거세지며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엔 평화유지군과 진압작전을 함께 벌이자고 유엔에 제안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은 14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투르치노프는 “(유엔과) 공동 대테러작전을 벌이는 것을 환영한다”며 “그렇게 되면 전문가들과 참관자들이 직접 우리 조치의 합법성과 적법성을 증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르치노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황은 크림 상황과는 다르다”면서 “다수의 동부 지역 주민들은 분리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 총장은 “개인적으로 당신과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전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반 총장이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과 공동 작전 수행에 관한 투르치노프의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네츠크주와 하바롭스크주, 루간스크주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도네츠크주의 경우, 분리주의 시위대가 주도 도네츠크시의 주정부 청사는 물론 다른 도시들의 관청과 경찰서 등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군대를 동원한 무력 진압 방침을 천명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도네츠크주로 병력과 장비들을 계속 이동시키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대테러 작전에 돌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국가안보·국방위원회가 채택한 ‘테러 위협 방지 및 영토 통합성 확보를 위한 긴급조치’ 이행 명령에 서명함으로써 군대를 동원한 시위대 진압 작전을 공식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