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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월 살해 父, 준비 안된 부모가 만든 비극"

사건/사고

    "28개월 살해 父, 준비 안된 부모가 만든 비극"

    이수정 교수 "게임중독이 원인? 자기 합리화일뿐"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진행 : 권창현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20대 아빠가 게임에 중독이 돼서 28개월짜리 아이를 방치해 놨다가 아이가 결국 사망했다는 뉴스, 여러분 많이들 보셨죠.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게임을 하느라 아이를 방치해 두었는데 집에 들어가 보니 아이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그래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다, 이런 거였는데요. 그런데 아이 아빠는 ‘방치하다 숨진 게 아니라 입과 코를 막아서 아이를 살해했다’이렇게 진술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젯밤에 이 속보가 전해지면서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먼저 대구 동부경찰서 권창현 형사과장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과장님, 나와 계십니까?

    ◆ 권창현> 네, 말씀하십시오.

    ◇ 김현정> 아이 아버지가 애초에는 아이가 이미 숨져 있는 걸 발견했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진술을 바꾼 건가요?

    ◆ 권창현> 최초 진술조서에서는 피의자가 자신이 3월 7일 집에 들어와보니 아이가 죽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부검을 해보니 특별한 사인이 나오지 않았고요, 위에서는 음식물이 약간 발견됐습니다. 처음 진술한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 같아서 추궁을 하니까 피의자가 진술을 번복해서 자신이 손으로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 김현정> 음식물이 나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 거죠?

    ◆ 권창현> 위 내용물에 음식물이 일부 남아 있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7일 동안 굶겼다면 남아 있을 수가 없는데 이제 사망하기 전에 음식물을 섭취했다고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애초 진술대로라면 일주일 동안 집을 비워놨다가 들어와 보니까 아이가 숨져 있었다는 건데 일주일을 굶었다면 위에 뭐가 남아 있을 수 없다, 여기서부터 의심을 하신 거군요?

    ◆ 권창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진술을 바꾼 사실이 알려진 게 어제군요, 그러니까.

    ◆ 권창현> 그렇죠. 4월 14일 저희가 이제 2, 3회 조사를 한 후 밤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그 과정에서 밝혀진 겁니다.

    ◇ 김현정> 참 너무 충격적이어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데요. 어쨌든 사건의 처음부터 좀 짚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경찰이 신고를 받은 거는 사망신고가 아니라 실종신고였어요.

    ◆ 권창현> 네.

    ◇ 김현정> 뭐라고 하면서 실종신고를 했습니까?

    ◆ 권창현> 대구 동부경찰서에 실종신고한 내용은요, 자신이, 피의자가, 동대구 지하철역에 자신의 아들과 함께 노숙을 하고 있었는데, 편의점에 자신이 잠깐 다녀온 사이에 아이가 없어졌다고 신고를 합니다. 저희가 그 신고를 받고 주변 CCTV를 확인해 보니까 피의자의 모습이 전혀 확인되는 게 없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추궁을 하니까요, 구미대교 밑에 뛰어내렸다고 진술을 했다가 다시 사체 유기한 장소로 자신이 우리 형사들을 안내하게 되는 그런 사건입니다.

    ◇ 김현정> 말이 계속 바뀌었네요, 처음에는 노숙 하다가 아이 잃어버렸다고 했다가 CCTV에 안 나온다, 이상하다고 하니까 사실은 그게 아니라 구미대교에서 함께 투신하려고 했다, 또 거짓말을 하고, 계속 말이 바뀌었어요.

    ◆ 권창현> 그렇습니다. 계속해서 진술이 번복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 아버지의 진술은 게임 하러 며칠 집 비우고 돌아와 보니까 아이가 숨져 있기에 겁이 나서 버렸다, 이런 거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추측하기로는 아사, 굶어죽은 게 아니었던가 했던 건데 왜 아이를 직접 죽였다고 합니까?

    ◆ 권창현> 최초 진술에서는 자신의 아들이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면 죽을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 진술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부검을 해보니 위 내용물에서 미역 등이 나오길래 최초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했고요, 거기에 대해서 추궁을 하니까 자신이 범행을 재차 진술을 번복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나중엔 PC방에 게임을 하러 가려고 잠을 재우는데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서 그래서 이제 이렇게 범행을 하게 됐다, 일단은 그렇게 진술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7일 만에 집에 돌아와서 하룻밤 자고, 아이와 하룻밤 잤어요. 하룻밤 자고 다시 PC방에 게임을 하러 나가려고 하는데 재워놓고...

    ◆ 권창현> 하룻밤 잔 게 아니고 그 날 낮에 왔다가 밤에 아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건지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사건입니다. 22살의 남성, 제가 참... 아이 아빠라는 말을 붙이고 싶지 않을 정도인데요, 지금 반성은 하고 있습니까?

    ◆ 권창현> 지금 자신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하는 모습이라든지 그런 건 있습니다.

    ◇ 김현정> 후회하는 모습은 있다고요... 이웃을 아마 탐문조사 중이실 것 같은데 이웃들은 전혀 몰랐다고 얘기하나요?

    ◆ 권창현> 이웃들은 몰랐다고 하죠. 그렇게 지금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이 아버지, 게임중독이 어느 정도나 심했습니까?

    ◆ 권창현> 자기는 게임중독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데... 상식적으로 이정도라면 주변 사람들이 봤을 땐 중독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야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동학대의 사건을 우리가 많이 요 사이에 봅니다마는... 이 정도 사건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라서 수사하시는 분들도 애를 많이 먹고 계실 것 같습니다.

    ◆ 권창현> 어쨌든간에 저희는 보강증거들을 확보해서 진술을 갖다가 지금 어떻게든간에 입증할 자료를 찾는 게 지금 제일 우선인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 김현정> 어제도 밤새 여러 가지 수사하시느라고 고생하셨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더 좀 고생을 해 주셔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권창현> 네, 수고하십시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김현정> 대구 동부경찰서입니다. 형사과장 권창현 과장을 먼저 만났습니다. 계속되는 아동학대 사건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가 참 충격에 빠져 있었는데 이 사건은 그보다 정도가 더 심한 더 충격적인 사안이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이어서 연결을 해 보죠. 이수정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이수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사건 범죄 심리학자로서 어떤 부분에 주목하고 계세요?

    ◆ 이수정> 지금 아동 학대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를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고요. 그런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발생한 칠곡사건이나 울산사건하고는 약간 다른 것이 지금 이 부모가 굉장히 나이가 어릴 때 이미 임신을 해서 출산을 해서 상당 부분 본인들도 성인의 책임을 지기가 어려운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친부모인데 자기자식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이 사람들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어떤가요?

    ◆ 이수정> 보통 보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게 상당 부분 본능에 의해서 양육 그 본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을 하시지만 많은 경우에는 사실은 보고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출산 이후에 육아를 주변에서 얼마나 잘 지원을 해 주는가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요. 지금 최근에 일어나는 미혼모 사건들이나 아이들이 아이를 낳아서 보호를 잘 하지 못하고 어릴 때 어디다 갖다 버리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이런 사건들은 사실은 굉장히 지금 증가 추세에 있거든요.

    ◇ 김현정> 사실 여러 번 있었어요, 최근에.

    ◆ 이수정> 그렇습니다. 이번 사건도 역시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버지가 결국에는 아이를 돌봐야 되는 상황인데 아버지가 사실 육아를 해 본 적이 없는 나이죠, 지금.

    ◇ 김현정> 22살.

    ◆ 이수정> 본인 처지도 관리하기가 지금 혼자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아이까지 맡겨놓고 그냥 혼자 나가버리니까 결국 이 아버지가 본인의 생활패턴을 바꾸지를 못하고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본인의 생활패턴을 바꾸지 못하고 말하자면 부모 될 준비가 아직 안 된 상황에서 아이는 낳아놓고 이런 상황들이 벌어졌다는 말씀이신데요. 또 한 가지는 언론이나 경찰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게임중독에 빠졌다, 이 부분이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사실은 게임중독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애를 내팽겨 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다 보니까 게임중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사실은 지금 결국은 본인도 게임을 하다가 필요하면 식사도 하고 그리고는 지금 틀림없이 집으로 돌아와서 좀 쉬었다가 다시 자기도 하고.

    ◇ 김현정> 4일 만에 돌아와서 한 며칠 있다가 또 나가고, 일주일 있다 들어오고, 이런 식의 패턴이었더라고요.

    ◆ 이수정> 그렇죠, 그러니까 게임중독이라는 게 정말 밥도 거르고 잠도 안 자고 하는 그런 수준에 이른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적절히 본인이 필요한 행동은 하면서 지금 아이를 돌보는 일만 지금 상당 부분 제대로 책임을 지지 못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거죠.

    ◇ 김현정> 살인의 명분을 찾다 보니까 게임중독 얘기가 나온 게 아닌가, 지금 교수님은 그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 이수정> 게임을 심하게 했다는 것은 충분히 추정이 되나, 그렇다고 해 가지고 정말 형사책임의 조각사유가 있을 정도의 심각한 중독 수준이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거죠.

    게임중독으로 두살배기 아들 방치,살해한 정모씨, 아기의사체가 든 것으로 보이는 가방 (사진=대구동부경찰서 제공)

     



    ◇ 김현정> 앞에서 말씀하신 대로 이런 뉴스가 처음이 아닙니다. 2010년 3월에도 한 부부가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그 경우에도 게임이 등장하기는 했어요. 게임중독에 빠져서 아이를 살해하는 일이 있었고 올 초에는 여고생이 모텔에서 아이를 낳아서 어찌할 줄 몰라 창 밖으로 던지는 이런 사건도 있었고 등등등이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이 문제를 이대로 그냥 방치할 것인가. 칠곡사건, 울산사건과는 또 다른 형태의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데 여기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이 부분이거든요.

    ◆ 이수정> 이 사건이 칠곡이나 울산사건에 비해서 부모들이 굉장히 나이가 어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어린, 거의 청소년 시절에 성관계에 노출이 돼 가지고 임신과 출산을 거듭하는 이런 문제들이 지금 이런 사건을 야기하는데요. 사실상 아이들이 여러 가지 조사에 의하면 중학교 때 처음으로 성 경험을 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증가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수정> 그렇기 때문에 그와 같은 현실을 고려한다면 지금 전혀 피임이 되지 않는 성관계를 할 때는 임신이 되고 출산이 되는 건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지금 이런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 예컨대 가출 청소년만 해도 10만이 넘는데요. 지금 이런 아이들에 대해서 과연 적절히 잘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아이들이 접근 가능하도록 만들어줄 필요가 있겠다, 이런 생각을 이제 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부모교육이라고 할까요? 부모 될 준비가 돼 있는가를 우리가 체크를 해줘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이수정> 물론 그런 부분도 있고요. 예컨대 성교육 같은 경우에 지금 스스로를 출산을 막을 수 있는, 임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는 이론적으로 가르치지만 실질적으로 그 방법을 접근할 수 있는 접근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거든요. 약국에 가서 개인적으로 구입하지 않는 이상 피임도구를 사기도 어렵고 하니까 지금 이런 것들을 외국의 선례를 보고 자판기를 청소년들 화장실에 설치를 한다거나 이런 종류의 고민을 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사후약방문식의...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놀라는 식의 대처가 아닌, 보다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세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수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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