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 (사진=해경 제공)
세월호 침몰 순간의 마지막 교신 내용이 공개됐다.
20일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가 지난 16일 침몰 직전 오전 9시 6분부터 진도 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한 30여분간의 기록을 공개했다.
이 교신 기록에 따르면, 진도 VTS는 세월호 측에 이날 오전 9시 14분부터 거듭"승객들이 탈출이 가능합니까?"라고 묻는다.
그러나 세월호는 같은 시간 교신에서 "해경이 언제 오냐, 구출할 수 있냐"는 등의 질문으로 일관하다가 주변에 구조요청을 받은 선박 1척이 도착했지만 숨가쁜 순간에도 탈출 타이밍을 놓치고 만다.
◈ 진도VTS '탈출' 종용에도…'해경'만 찾는 세월호이날 오전 9시 17분에는 진도VTS와 세월호 교신에서는 "지금 (배가) 50도 이상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진도VTS는 "근처 둘라에이스호가 접근 중에 있다"고 알린다.
이후 오전 9시 21분부터 세월호는 진도VTS에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느냐"라고 거듭 답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또 1분 뒤에도 "지금 둘라에이스호가 접근 중"이라고 이야기햇지만 "네 해경이 오는데에 얼마나 걸리겠습니까"라고 탈출 지시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해경출동여부를 다시 묻는다.
그리고 1분이 지난 9시 23분, 진도VTS는 "승객에게 구명동의를 착용토록 하세요"라고 세월호에 타전한다. 그러나 세월호는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답했지만 명확한 탈출 지시 이행 여부에 대해 답하지 않는다.
이후 오전 9시 24분에는 상황이 더욱 급박하게 돌아간다.
진도VTS는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십시오! 빨리"라고 세월호에 요구하고, 곧이어 "세월호 인명 탈출은 선장님이 직접 판단하셔서 인명 탈출시키세요. 저희가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님께서 최종 판단을 하셔서 승객 탈출 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십시오"라고 거듭 재촉한다.
그런데 세월호 측은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은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라고 되묻는다. {RELNEWS:right}
촉각을 다투는 절박한 상황에서 세월호의 답신은 한가하게까지 느껴진다.
이렇게 시간은 흘러 오전 9시 27분, 헬기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진도 VTS의 무전에 대해 세월호는 "승객이 너무 많아서 헬기 가지고는 안될 거 같습니다"라고 답한다. 특히 세월호가 정작 탈출 시도를 어떻게 했는지는 교신기록에 남아있지 않다.
이날 오전 9시 37분 ~ 38분쯤 세월호는 "침수상태 확인불가하고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 시도 하고 있다는… 방송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란 내용의 교신을 끝으로 연락은 두절된다.
승선원의 탈출 시도 움직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내용이 담긴 건 이 마지막 교신 내용이 처음이자 끝이다.
진도 VTS와 세월호 간의 교신 |
09:07
◇ 세월호> 진도VTS, 세월호
◆ 진도VTS> 세월호, 여기 진도연안VTS. 귀선 지금 침몰 중입니까?
◇ 세월호> 예, 그렇습니다. 해경 빨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진도VTS> DOOLA ACE 여기 진도연안VTS
△ DOOLA ACE > 예, 말씀하십시오
◆ 진도VTS> 귀선 우현 전방 2.1마일에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에 있습니다. 귀선 구조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그쪽으로 가셔서 구조 부탁드리겠습니다.
09:10
◇ 세월호> 저희가 기울어서 금방, 뭐..넘어갈 것 같습니다.
◆ 진도VTS> 네 귀선 승선원은 어떻습니까? 둘라에이스가 최대한 빨리 귀선으로 접근 중에 있습니다.
◇ 세월호>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09:12
◆ 진도VTS> 지금 승선원들은 라이프래프트 및 구조보트에 타고 있습니까?
◇ 세월호> 아니 아직 못 타고 있습니다.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09:14
◆ 진도VTS> 주변에 어선들까지 다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DOOLA ACE>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 좌현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접근이 위험합니다. 아무튼 최대한 안전거리 확보해서 접근해 보겠습니다
◆ 진도VTS> 최대한 빨리 접근 바랍니다. 인명구조에 적극 협조바랍니다
△DOOLA ACE> 네. 승객들이 탈출하면 구조하겠습니다
◆ 진도VTS> 현재 승객들이 탈출이 가능합니까?
◇ 세월호> 지금 배가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합니다
◆ 진도VTS> 최대한 경비정 및 어선들을 연락을 취해서 그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09:17
◆ 진도VTS> 감도 있습니까?(4회)
◇ 세월호>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라이프자켓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사실 입었는지 확인도 불가능한 상태이고, 선원들도 브리지 모여서 거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빨리 와주시기 바랍니다
09:18
◆ 진도VTS> 현재 물이 얼마나 차 있습니까?
◇ 세월호> 그것도 확인안되고 있습니다. 지금 데크에 컨테이너 몇 개가 빠져 나간 거는 선수에서 확인되는데 이동이 안되서 브릿지에서 좌우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여서 벽 잡고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09:22
◇ 세월호> 해경이 오는데에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 진도VTS> 네, 잠시만요
09:23
◆ 진도VTS> 경비정 도착 15분전입니다.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하도록 하세요
◇ 세월호>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09:24
◆ 진도VTS> 방송 안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바랍니다
◇ 세월호>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
◆ 진도VTS>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십시오. 빨리!
09:25
◆ 진도VTS> 세월호 인명 탈출은... 선장님이 직접 판단하셔서 인명 탈출시키세요. 저희가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님께서 최종 판단을 하셔서 승객 탈출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십시오
09:26
◇ 세월호>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 진도VTS> 경기정이 10분 이내 도착할 겁니다
09:27
◆ 진도VTS> 1분 후에 헬기가 도착 예정입니다
◇ 세월호> 다시 말씀해주십시오
◆ 진도VTS> 곧 헬기가 도착 예정입니다
09:28
◇ 세월호> 승객이 너무 많아서 헬기 가지고는 안 될 거 같습니다
◆ 진도VTS> 헬기도 도착할 거고요. 인근에 있는 선박들도 접근중이니 참고 하십시오
09:32
◆ 진도VTS> 각국 각선, 현재 병풍도 북방 2.4마일에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에 있습니다. 근해를 항해중인 모든 선박들은 구조작업에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
◇ 세월호> 진도VTS, 여기 세월홉니다. 감도 있습니까?
◆ 진도VTS> 세월호 말씀하세요
◇ 세월호> 저, 현위치 위도 34도 10분, 125도 57분입니다. 57분
◆ 진도VTS> 네. 귀국 위치 확인했습니다
09:33~35
◆ 진도VTS> DOOLA ACE, 귀선에 탑재되어 있는 구명벌하고 구명정을 모두 투하시켜서 바로 사람이 탈출하면 탈 수 있게 준비를 바랍니다
09:37~38
◆ 진도VTS> 현재 침수 어떻습니까? 침수요
◇ 세월호> 침수상태 확인불가하고, 지금 머 일단 승객들은 해경이나 옆에 상선들은 50m 근접해있고,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 시도하고 있다는... 방송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 진도VTS> 네. 알겠습니다
◇ 세월호> 배가 한 60도 정도만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고, 지금 항공기까지 다 떴습니다. 해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