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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즈 불발'로 끝난 귀화 작업, 더 일찍 시작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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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인즈 불발'로 끝난 귀화 작업, 더 일찍 시작했다면…

    2013-2014시즌 프로농구 서울 SK 소속으로 뛰었던 애런 헤인즈 (자료사진/KBL 제공)

     

    남자농구 대표팀의 귀화선수 찾기 업무를 3개월만 일찍 시작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대한농구협회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국가대표 운영위원회(이하 국대위)는 올해 3월부터 대표팀에 합류시킬 외국인선수 물색 작업을 시작했다. 4월 중순쯤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프로농구 용병 중에서 후보를 찾다 애런 헤인즈가 낙점됐다.

    그러나 헤인즈의 귀화 및 대표팀 합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국대위가 결정적인 행정 실수를 범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아시안게임 선수 자격 규정 50장 2조에 따르면 '국가대표로 뛰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회와 연맹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그 누구도 OCA 규정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들은 OCA 규정이 올림픽이나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올림픽과 FIBA 대회는 해당 국가의 국적을 갖고 있다는 법무부의 승인만 있으면 출전이 가능하다.

    귀화 작업을 시작하기 전, 기본적인 선수 자격 요건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국대위의 귀화 후보 찾기는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급하게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선수 자격 요건을 놓쳤다. 사실 그럴만한 사안은 아니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과 한선교 KBL 총재는 지난 해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뒤 "우리에게도 귀화 선수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때가 작년 8월이었다.

    작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끝나자마자 귀화선수 찾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협회와 연맹은 묵묵부답이었다.

    한 농구 관계자는 "작년 12월쯤 연맹 내부에서 귀화선수 찾기를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고위층은 급한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는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대위에서 귀화선수 영입이 처음 공론화된 것은 지난 2월이었다.

    급한 사안이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해 국제대회에 나갈 의향이 있는 선수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상범 코치가 주도해 귀화 의향을 가진 미국이나 유럽 국적의 선수들과 접촉해봤지만 그들은 농구 월드컵이나 올림픽 출전을 희망한 반면, 잘 알지도 못하는 아시안게임에는 관심이 없었다. 조율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시간이 촉박해 외국에서 선수찾기는 불발됐다. 한국 무대로 눈을 돌렸지만 이번에는 규정을 놓치고 말았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차분하게 접근했다면 규정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최근 몇년간 미봉책이 전부였던 협회와 연맹의 행정력을 감안하면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하더라도 같은 실수를 범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OCA 규정집에 나와있는 귀화 선수 관련 규정을 협회와 연맹 관계자 그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다 (자료사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도 행정 실수는 있었다.

    WKBL은 용인 삼성생명이 해리스의 귀화를 알아보기 시작하자 연맹 차원에서 일을 추진해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합의 및 세부사항 조율을 이끌어냈다.

    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KBL과 마찬가지로 OCA 규정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 연맹도 인정한다. 대한체육회의 유권 해석을 의뢰했지만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정적인 실수였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WKBL은 KBL과는 달리 해리스의 귀화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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