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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親朴' 서병수·유정복 당선에 與 당권구도 요동

국회/정당

    [6.4 지방선거] '親朴' 서병수·유정복 당선에 與 당권구도 요동

    악조건 속에서 '박근혜 마케팅'으로 승부수 …친박 주류 입지 다지는 계기 마련

    (왼쪽부터)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 (자료사진)

     

    6·4 지방선거에 뛰어든 친박(親朴) 핵심 서병수·유정복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당선'되며 살아 돌아왔다.
     
    서 후보는 여당의 텃밭인 부산을 지켰고 유 후보는 인천을 탈환했다. 새누리당 17명의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가장 친박색(色) 짙은 두 사람이 살아남은 것이다.
     
    이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 했다. 서 후보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일으키는 야풍에 계속 흔들렸다. 당 내부에서도 여권의 본진인 부산을 야권에 내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여러차례 부산을 찾으며 공을 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동선대위원장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며 읍소전략으로 선거 운동 마지막 날까지 부산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부산은 서 후보를 시장으로 택했다. 거센 야풍 속에서도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한다는 부산 시민들의 뜻이 표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서강대 1년 후배인 서 후보는 그야말로 친박 중의 친박으로 분류된다. 2002년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 입성한 뒤 내리 4선에 성공했다. 당 정책위의장과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박 대통령을 보필했다.
     
    박 대통령과 이런 특수한 관계에 있다보니 서 후보의 '박근혜 마케팅'은 다른 어느 후보보다 '진정성' 측면에서 눈에 띄는 효과를 발휘했다. 결국 서 후보는 보수 결집에 성공하며 자신의 안방에서 거세게 일었던 오 후보의 야풍을 잠재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인천은 부산보다 더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세월호 참사 직전까지 안전행정부 장관직을 맡았던 유 후보에게 세월호 변수라는 거대 '악재'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책임론에 더해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현역이라는 점도 유 후보의 '인천상륙작전'을 어렵게 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인천시민은 유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선거 막판까지 송 후보를 앞서지 못한 유 후보의 당선은 믿기 어려운 결과로 인식됐다.
     
    작은 이변으로 귀결된 인천시장 선거의 배후에 역시 박 대통령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였을 때 비서실장을 맡았던 유 후보도 핵심 친박으로 분류된다. 유 후보는 박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취임준비위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이후 새 정부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할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의 행적만 봐도 박 대통령이 유 후보에게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인천시민들은 유 후보에게 "친박 인사가 시장이 되면 13조원에 이르는 인천시의 부채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적잖게 내비쳤고, 이런 기대감은 결국 표로 이어져 유 후보의 당선에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핵심당직자는 "친박 핵심 인사들이 신승을 거두긴 했지만 부산을 지켰고 인천을 빼앗아오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며 "두 곳 모두 빼앗겼으면 친박 주류에 대한 저항이 컸겠지만 이같은 결과를 받아든 상황에서 친박 주류 헤게모니는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월호 참사라는 악조건 속에서 친박 핵심 인사 두 명의 광역단체장 당선은 축 처진 친박계 주류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을 공천했던 구 친박계 지도부도 당 내에서 다시금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비주류 사이에서 고조되던 박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계의 입지 확보는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의 당권 행보에도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싹쓸이 패배가 예상됐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에서 2곳을 따낸 공이 크기 때문이다.

    당권 경쟁자인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도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서 선거 운동에 힘을 쏟긴 했지만, 서병수 후보의 당선은 그의 노력보다 '박근혜 마케팅'이 더 주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차기 당권을 놓고 김 위원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두 당권 주자의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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