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굼반 레나토(Gumban Renato) 필리핀 경찰청 反납치단 소속 총경(왼쪽)과 헬렌 델라 크루스(Helen Dela Cruz) 코리안데스크장이 한국인 범죄 전담수사반 확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과 교민 대상 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필리핀에 한국인 관련 수사를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가 대폭 확대된다.
필리핀 경찰청 납치수사단 소속 굼반 레나토(Gumban Renato. 54.남) 총경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공식 인터뷰를 갖고 "팡가시난(Pangasinan)과 메트로마닐라 시티 등에 코리아데스크 본부로 바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추가 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앙헬레스와 세부, 보라카이 지역에도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하는 코리아데스크가 올해 안에 추가로 설치된다.
현재는 필리핀 경찰청 내에만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됐고, 한국 경찰 주재관 1명이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필리핀은 우리 교민 10만 명(2013년 말 기준)이 살고 있으며, 매년 한국인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나라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우리 교민 12명이 현지에서 피살된 데 이어 올해에도 모두 5명이 범죄에 연루돼 목숨을 잃은 치안불안 국가다.
지난달 17일에는 한국인 남성 2명이 마닐라 인근 도로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이 중 1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앞서 3월에는 필리핀에 유학 중인 여대생(23)이 현지 택시를 탔다가 납치돼 한 달만에 숨진채 발견되기도 했다.
굼반 총경은 "필리핀 경찰청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한국대사관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며 "코리안데스크 추가 설치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한국인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의 필리핀 용의자를 체포한 굼반 총경은 필리핀 경찰청에서 29년을 재직한 베테랑이다.
굼반 총경은 "신설되는 코리안데스크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필리핀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필리핀 경찰뿐 아니라 한국 경찰 3명도 증원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필리핀에는 재팬데스크가 한 곳 운영 중이지만 다른 나라 교민이나 관광객 범죄를 수사하는 전담 데스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