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베테랑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한 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잉글랜드를 위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잉글랜드 축구를 기사회생시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사라졌다. 21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경기에서 코스타리카가 이탈리아를 1-0으로 꺾으면서 이미 2패를 당한 잉글랜드는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진출 실패가 결정됐다.
마리오 발로텔리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던 이탈리아전(1-2),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2골을 얻어맞았던 우루과이(1-2)전에서 연패를 당한 잉글랜드는 초조한 심정으로 이탈리아와 코스타리카전을 지켜봤다.
코스타리카와 D조 최종전을 남겨둔 잉글랜드로서는 이탈리아가 승리해 2승을 해야만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모든 게 무산됐다. 코스타리카가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이탈리아와 우루과이가 나란히 1승1패를 기록해 최종전 맞대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팀이 결정된다. 잉글랜드는 탈락했다.
스티븐 제라드와 웨인 루니 등 베테랑과 다니엘 스터리지와 라힘 스털링 등 '젊은 피'들의 조화를 앞세워 정상을 목표로 했던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굴욕의 역사를 썼다.
▲잉글랜드, 64년 만에 2경기 연속 패배잉글랜드는 조별리그 첫 2경기에서 연패를 당했다. 지는 패턴이 같았다. 먼저 실점한 뒤 동점을 만들었지만 결승골을 허용했다.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2연패를 당한 것은 1950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64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칠레를 2-0으로 눌렀지만 미국과 스페인에게 각각 0-1로 졌다.
▲1958년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
잉글랜드는 1966년 월드컵 챔피언이다. 축구 종주국으로서 통산 1회 우승에 머물러 브라질(5회), 이탈리아(4회), 독일(3회) 등에 비해 크게 밀린다.
잉글랜드에게도 자부심을 느낄만한 성과는 있었다. 출전한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1958년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2경기 만에 짐을 싸면서 56년 만에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겪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었던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 그는 코스타리카를 이기면 영국 여왕으로부터 뽀뽀를 받고 싶다는 도발로 잉글랜드에 2배의 상처를 남겼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발로텔리의 도발, 상처는 2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