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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본격화된 '문창극 구하기'…배후는 누구?

    • 2014-06-24 09:20

    청와대, 인사청문요청서를 만지작거린다


    MBC가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이라는 긴급 프로그램을 통해 '문창극 구하기'의 불을 지피자 보수 인사들과 보수 언론, 국가보훈처, 새누리당 강경 보수파 의원들까지 한꺼번에 나서 '문창극 구하기'에 동참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논리가 이곳저곳에서 전파되면서 여권 내부에서부터 자진사퇴론이 변화의 기류를 타고 있다.

    야당은 모종의 움직임(기도)이 있는 것 같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MBC는 지난 20일 밤 10시부터 2시간 40분 동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온누리 교회 동영상을 상영하고 토론을 붙이는 긴급 편성을 실시했다.

    MBC가 20일 방영 예정이던 정규 예능프로그램인 <7인의 식객>과 <나 혼자="" 산다="">를 결방한 대신 <긴급대담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을 편성한 것이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오후 7시 이전 편성표 상에도 <7인의 식객>과 <나 혼자="" 산다="">가 방영될 예정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이례적인 편성인 것이다.

    이 사실은 방송을 두 시간 앞둔 시점에서야 언론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 MBC 긴급 편성 특이하다

    MBC는 이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MBC의 <문창극 긴급="" 대담=""> 이후 20일 밤과 21일 온라인이 아주 뜨거웠다.

    KBS가 지난 11일 밤 9시 뉴스에서 문창극 후보자의 '일제 식민지 지배와 6.25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만큼은 아닐지라도 '문창극 후보 눈물나게 고맙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문창극 긴급="" 대담=""> 프로가 보수파들을 움직였다.

    그동안 조용하던 보수 인사들과 온라인 보수 매체들은 이때부터 본격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독교계와 학계, 문화계 등 보수 인사 482명은 22일 성명을 내고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문창극 후보자에 대해 왜곡보도와 마녀사냥식 인격살인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MBC '긴급대담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 방송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중앙일보는 23일자에서 이들의 성명 내용과 성명을 주도한 원로들의 이름을 1면 두 번째 기사로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난 와중에서도 1면 두 번째 주요 기사와 함께 6, 7면을 '문창극 일병' 구하는데 할애했다.

    주필 출신인 문창극 후보자를 구하기 위해 팔을 걷었고 4면과 5면을 문창극 후보 구하기 기사로 도배질을 했다.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대담을 통해 "월주 스님은 문 후보자의 생각을 청문회에서 듣고 싶다"는 제목을 다뤘고, 조선일보도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대담을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23일자에서 '총리 후보 인격살인 악순환을 끊자'라는 이철호 수석논설위원의 칼럼을 실었으며 24일자에서는 'KBS 문창극 보도, 저널리즘 기본원칙을 지켰는가'라는 사설을 통해 문 후보자를 엄호했다.

    조선일보는 24일 김대중 칼럼을 통해 "자진 사퇴와 지명철회, 국회 청문회 과정 중에서 인사청문회를 밟도록 하는 것이 정도"라며 "정도로 풀라"고 썼다.

    ◈ 중앙일보에 이어 조선일보도 칼럼에서 청문회 지지

    지난 주말에는 보수 논객 지만원 씨가 다른 지지자들과 본격적인 1인 시위에 나서는가 하면,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문창극 후보자 청문회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국가보훈처가 23일 문 후보자의 할아버지가 독립 운동가로 추정된다고 발표하면서 보수 진영의 문창극 후보 구하기에 기름을 부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동일 인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냈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옹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67년 동안 독립유공자로서 훈장추서까지 받은 조부의 행적을 몰랐다가 이번에 찾은 경위도 의문이고 진짜 조부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한동안 문 후보자에 대한 공식 논평을 자제했던 새누리당도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정치권이 앞장서서 청문회 절차를 도외시하고 여론을 몰아가는 자세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닐 것"이라며 보수 진영에 힘을 보탰다.

    자진 사퇴론을 펴던 새누리당의 김태호, 홍문종 의원은 입장을 바꿔 문 후보자에게 청문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홍문종 의원과 박대출 의원도, '문창극 구하기'에 가세

    보수 인사들과 새누리당의 강경 보수파 일부 의원들이 그동안 자진사퇴론이 활화산처럼 타오르자 말을 꺼내지 못하다가 기회는 이때다 싶게 들불처럼 일어날 조짐이다.

    MBC가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 긴급 편성을 한 뒤부터 나흘 동안 여권과 보수 언론, 보수파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창극 구하기'는 왠지 모르게 모종의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야당의 반응이다.

    누군가, 어디에선가 기획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MBC가 불을 지키고 보수층이 여기저기서 들고 일어나는 것을 볼 때 배후가 있는 것 같고, 음모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MBC의 긴급 편성은 여론조작을 위한 것이고, 총리라는 자리는 일부 보수층의 국무총리가 아닌 대한민국 총리이자 국민 모두의 총리인데도 여론을 뒤집기 하려는 것"이라며 "일각의 문창극 구하기를 보니 박근혜 정권은 하나도 바뀐 게 없으며 7.30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반응과 결정이 주목된다.

    문창극 후보의 거취를 결정하지 못해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청와대가 보수파와 보수 언론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23일까지만 해도 자진 사퇴 유도 방침이었으나 보수 진영과 여당 일부 의원들에게서 변화의 기류가 생기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는 강경 보수파와 새누리당 내 강경그룹을 중심으로 한 문창극 구하기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결단의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가 버티는 상황에서는 지명철회와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는 두 가지 방안뿐이나 청와대는 지명철회보다는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는 방안을 여전히 만지작거리고 있다.

    여권의 기류에 밝은 홍문종 의원은 24일 아침 CBS 김현정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했겠냐"며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낼 수 있음을 내비쳤다.

    청와대 전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청와대도 인사청문요청서 제출을 적극 검토

    홍문종 의원은 국민 여론이 변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덩달아 국회에 보내지 못해 국정공백을 빚고 있다는 비판론을 정면 돌파하는 방안도 인사청문요청서를 재검토하게 한 요인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오후 "박 대통령은 김기춘 실장이 없이는 일을 하지 못한다"고 말해 김 실장을 경질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문 후보자 지명철회는 김 실장 사퇴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어서 대통령의 김 실장을 안고 가고자 한다면 지명철회 쪽이 아닌 인사청문요청서를 당초 방침대로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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