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호 사병이 심리 상담관 접할 수 있는 기회 거의 없어
- 중요한 A급 보호관심 병사 5% 정도
- A급 병사, 고도위험군 속하지만 중점 관리 제대로 되지 않아
- A급 관심 병사, 판단해서 전역 시킨다든지 다른 보직으로 옮겨줘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23일 (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재영 (병영인권연대 대표)
◇ 정관용> GOP에서 총기 난사 한 후에 탈영했다가 자살을 시도한 임 모 병장이 체포가 됐습니다. 그런데 제대 3개월 앞둔 말년병장,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이런 저런 분석들이 나오는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른바 관심사병, 그것도 A급 관심사병이었다가 B급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GOP 임무에 투입되었다는 것. 관심사병 관리제도가 어떤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얘기가 가장 먼저 나옵니다. 병영인권연대의 정재영 대표를 연결합니다. 정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정재영> 네, 안녕하세요. 정재영입니다.
◇ 정관용> 이 정식명칭은 ‘보호 관심병사’라면서요?
◆ 정재영> 네. ‘보호 관심병사 B급이다.’ 이렇게 발표가 되고 있죠.
◇ 정관용> 이걸 어떻게 판정합니까?
◆ 정재영> 지금 군에 입대하는 병사들은 일정 소집명령을 받아서 훈련소에 들어가면 일단 다면적 인성평가 KMPI라고 하는 심리테스트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받고 나서 자대에 배치가 되고 나면 또 한 번 받아요. 이걸 주기적으로 받아서 적게는 두 번에서 세 번, 많게는 네 번까지 받고 전역을 합니다.
◇ 정관용> 복무기간 통틀어서?
◆ 정재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니까 입대하자마자 그리고 자대 배치 직후, 두 번이 그때 실시되는 군요.
◆ 정재영> 그렇죠. 그렇게 해서 그 테스트를 받으면 그 테스트의 결과가 두 가지로 나와서 그 부대에 통보가 됩니다. 본인에게 통보되는 그 인성평가의 결과는 이런 거죠. ‘당신은 성격이 이러이러하니까 이런 부분을 고쳤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운동이라든지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든지 이런 노력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조언 참고가 나오고요. 그리고 지휘관에게 보내는 지휘관용 보고서에는 아주 직설적으로 표현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 인원은 굉장히 고도의 위험군에 속하는 병사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빨리 어떤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된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본인에게는 그런 내용을 통보하면 사실 안 되는 거죠.
◆ 정재영>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이게 A, B, C등급으로 나뉜다는데. A등급은 어떻고, B는 뭐고, C는 뭡니까?
◆ 정재영> A등급은 쉽게 얘기하면 자해 사망의 위험성이 아주 급격하게 높은 고도의 위험군을 얘기하고요. B등급은 그것보다 좀 낮은 정도. C등급은 이제 좀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 이렇게 보시면 될 거예요.
◇ 정관용> 그 A, B, C등급으로 분류되는 사병이 전체 사병의 몇 %쯤 됩니까?
◆ 정재영> 지금 국방부의 발표대로 하자면 보통 사단 기준으로 했을 때 인원을 1만 명으로 봤을 때 대략 한 1800명이라고 하니까 18%에서 20%예요, 장병까지 포함하면. 보통 20%가 보호 관심사병, 정신건강 상태가 그렇게 양호하지 못하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무슨 그런 심리테스트 얘기만 좀 듣고 이런 거 가지고 이게 제대로 판단이 될까요?
◆ 정재영> 그래서 이것을 항상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대면하는 임상의들은 이 심리테스트를 통해서 진단하는 것의 효용성에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는 편이고요. 반면에 심리학을 연구하시는 학자 분들은 그 객관성을 상당히 신뢰하는 그런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 정관용> 전문가들도 조금 의견이 다르군요.
◆ 정재영> 그렇죠. 그런데 저희 병역인권연대에서는 실제적으로 자해 사망하는 병사들을 상대로 해서 원인, 동기들을 조사하다보니까 이게 상당히 굉장히 아주 정확하더라는 얘기죠.
◇ 정관용> 그래요?
◆ 정재영> 네.
◇ 정관용> 자해 사망 사고한 병사들 가운데 이른바 관심병사 비율이 몇 %쯤 됩니까?
◆ 정재영> 거의 99% 이상입니다.
◇ 정관용> 다 A급이에요, 그리고?
◆ 정재영> 급까지는 저희들이 표기가 되어 있지 않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쨌든 거의 100%가 보호 관심병사로 분류된 사병이더라, 이 말이군요.
◆ 정재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 어느 정도 테스트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야 되겠네요.
◆ 정재영> 네. 그래서 군에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인원들에 대해서는 선별은 정확하게 하고 있다고 평가를 합니다.
◇ 정관용> 자, 그러면 선별은 잘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 사병들을 중점 관리합니까?
◆ 정재영> 보호 관심병사 제도라고 해서 이렇게 선별된 병사들에 대해서 집중 관리를 하게 되어 있는데, 문제는 이 집중 관리를 하는 그 방법이 그 제도나 이런 것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거예요.
◇ 정관용> 어떤 의미의 문제가 있나요?
◆ 정재영> 심리상담관 제도를 두어서 심리상담사들로 하여금 심리상담을 통해서 케어를 한다든지 그런 게 있는데. 일단 이 병사들이 심리상담관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요.
◇ 정관용> 아, 그래요?
◆ 정재영> 네. 그리고 이 심리상담관들이 전문적 지식이나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 그런 분들이라고 볼 수 없어요, 현재. 그런 문제가 있고.
◇ 정관용> 지금 현재 이른바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이죠?
◆ 정재영> 그렇죠.
◇ 정관용> 여단급에 한 명씩 배치가 된다고요?
◆ 정재영> 이제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몇 년 전에 발표를 했었어요. 그러니까 2011년 9월 기준으로 해서 심리상담관이 약 한 96명 정도 있었거든요.
◇ 정관용> 96명밖에 안 돼요?
◆ 정재영> 네. 그런데 그 숫자가 적은 숫자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5000만 국민의 인권을 책임지고 있는 인권위원회의 조직이 150명 남짓이에요. 그러니까 65만 장병이 95명에게 케어받고 있는 거니까. 비율상으로 놓고 본다면 우리 국민보다 100배나 많은 기회가 있는 거죠.
◇ 정관용> 네. 아까 말씀하신 그 보호 관심병사 1800명이라고 표현... 아, 1만 명 중에 1800이라고 했죠?
◆ 정재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65만에서 따지면 96명이 관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대로 집중관리병사로 분류가 돼도 심리상담관을 접할 수가 없는 것,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 정재영> 그런 측면도 있고요. 그리고 여기에서 숫자를 좀 잘 우리가 세심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이, 그 보호 관심병사의 비율이 20%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럼 이게 보호 관심병사가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정해지느냐가 이게 중요하지 않겠어요? 그렇죠? 청취자 분들이 굉장히 걱정이 많을 거예요. 우리 병사들의 20%가 정신건강이 불안하다, 이렇게 하면. 그래서 예전에 제가 육군하고 공군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는 외주업체에 제 본인 스스로가 한 번 KMPI 인성검사를 테스트를 해 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저도 보호 관심병사 B급이 나오더라고요.
◇ 정관용> 아하.
◆ 정재영> 그러니까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했을 때도 우리 국민들이 상당한 수가 정신건강 상태가 그렇게 완전히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 일반인들도. 그러니까 이 숫자에 너무 그렇게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하지만 아까는 또 그 판정은 비교적 정확히 된다라고 표현하셨기 때문에.
◆ 정재영> 그렇죠.
◇ 정관용> B급, C급은 몰라도 A급으로 분류가 되면 정말 제대로 된 중점 관리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그 관리가 안 된다. 쉽게 말하면 그 얘기고요.
◆ 정재영> 맞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번 병사의 경우 A급이었다가 B급으로 또 내려갔다면서요.
◆ 정재영> 네. 그러니까 거기에서는 그런 보호 관심병사들에 대한 지속적인 상담이나 관리를 하게 되는데. 그 전문성이 과연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지휘관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정신적 안정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어린 병사들이기 때문에. 그래서 호전되는 병사가 있어요. 그러니까 A급이었던 병사가 B급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B급 병사가 C급으로 사실 내려가서 평상을 유지할 수도 있는 거예요.
◇ 정관용> 물론 그렇습니다만 이번 경우를 놓고 보면. 물론 이것도 확정할 수는 없겠습니다. 무슨 직접적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문제를 이렇게 크게 일으켰기 때문에 A급에서 B급으로 내린 게 좀 잘못 판정된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 정재영> 그렇게 할 수 있죠. 결과만을 놓고 보자면 그런 셈이 돼 버린 거죠.
◇ 정관용> 지금 그렇게 A급에서 B급으로 낮추는 그 판단은 누가 권한을 갖습니까?
◆ 정재영> 지휘관이 권한을 갖죠. 보통 분대장에서 소대장, 중대장.
◇ 정관용> 그냥 지휘관이?
◆ 정재영> 네.
◇ 정관용> 지휘관은 심리테스트라든가 이런 것에 전문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 정재영> 전문가는 아닌데. 본인이 옆에서 계속 관리하고 지켜보는 인원이기 때문에.
◇ 정관용>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
◆ 정재영> 네, 그렇죠. 그 병사의 상태를 이제 직접 볼 수가 있으니까 판단을 해서 그렇게 지휘 차원에서 조치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이번에 문제가 크게 터졌습니다.
◆ 정재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그럼 이 제도를 어떻게 고쳐야 한다고 보십니까? 가장 급한 것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시면?
◆ 정재영> 지금 국방부에서 7월 달 기한으로 해서 전 군에 부대 정밀진단을 실시하겠다, 이렇게 밝혔죠?
◇ 정관용> 네.
◆ 정재영> 저는 그거 그렇게 할 필요 없다고 봐요. 왜 그러냐 하면 이 사고가 과거에도 수도 없이 있었기 때문에 이미 그때 당시마다 원인 진단을 정확하게 했어요. 그 정확한 해결방법도 부대에서 가지고 있고, 군 내부에서.
◇ 정관용> 뭡니까, 그 해결 방법이?
◆ 정재영> 그러니까 문제는 이런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보호 관심병사. A급 병사들을 대략 한 5% 정도로 보는데요. 이 병사들을 문제가 일으킬 소지가 있는 현장에서 얼마나 빨리 분리해낼 수 있느냐, 문제는 이것인데.
◇ 정관용> 조기 제대를 시키거나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 정재영> 그러니까 그 병사들을 그 환경에서 빨리 이탈시켜줘야 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군 생활을 할 수 없는 복무 부적응자라면 어떤 절차를 거쳐서 빨리 전역을 시킨다든지. 아니면 그 직무가 맞지 않는다면 다른 보직으로 옮겨줘야 되는데 그 절차를 기다리고 있던 도중이거나 아니면 절차를 착수하는 과정에서 벌써 사고가 나버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