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지난 3월 의회로부터 받았던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군사력 사용 승인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방문을 위해 빈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내 군사력 사용 승인 결정을 취소해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 의장 앞으로 보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가 밝혔다.
페스코프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조치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사태 해결과 안정화를 위해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상원은 푸틴 대통령의 요청을 25일 검토해 승인 취소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이날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리아나 최고라다(의회) 의장과 한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력 사용 승인 취소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던 지난 3월 1일 우크라이나 동남부 크림반도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과 크림 주둔 러시아 흑해함대 군인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에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는 신청서를 상원에 제출했다.
상원은 당시 곧바로 비상회의를 소집해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 신청을 승인했다. 군사력 사용 기간은 우크라이나 정치·사회 상황이 안전화될 때까지로 설정했다.
푸틴 대통령의 조치가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대비 러시아 루블화의 환율이 크게 내렸다. 주요 주가지수인 RTS 지수도 전날보다 2.75%가 상승한 1405.4로 올라 지난 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조치가 자신이 지난 20일 발표한 평화안에 대한 첫 번째 지지 행보라며 환영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이 밝혔다.
유럽연합(EU)도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는 러시아 상원의 우크라이나 내 군사력 사용 승인을 취소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푸틴 대통령의 조치를 환영하며 해당 조치가 신속히 이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