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권역별 합동연설회. (김화영 기자)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9명의 후보들이 6일 첫 번째 합동연설회를 가졌다. 후보들은 "박근혜정부의 위기를 구할 수 있는 당 대표는 본인"이라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대전시 유성구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충청·호남·제주권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김수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과 2,000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했다.
홍문종 후보캠프. (홍영선 기자)
첫 번째 합동연설회인만큼 선거전도 치열했다. 합동연설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각 후보 캠프는 전시관 앞에 '천막 캠프'를 차리고 유세전을 벌였다. 서청원 후보 캠프는 '기호 8번'을 강조하는 피켓을 들고 서청원 후보 얼굴이 그려진 부채를 나눠줬다. 홍문종 후보 캠프는 '새누리 새바람'이라고 쓰여진 생수를 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열띤 응원은 합동연설회장에서도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각 후보의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연설회장에 입장하며 후보를 연호했다. 결국 사회자는 "연설회를 하는 도중 특정 후보 구호는 일절 안 된다"면서 "심하면 해당 후보에게 벌점이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설에 나선 9명의 후보들은 "박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할 사람은 본인"이라며 '박근혜 마케팅'에 몰두했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홍문종 후보는 자신의 기호 6번을 언급하며 "우리 산업화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맨 처음에 대통령 출마하실 때 기호 6번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는 "세월호 참사 충격과 함께 새누리당에 쓰나미 같은 위기가 덮쳐왔다"면서 "과반 넘는 여당 의석을 유지해 국정 수행을 뒷받침 해야 한다. 박 대통령 만큼은 국민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양강 체제를 구축한 서청원·김무성 후보는 상호 비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의식해서인지 상대를 겨냥한 발언을 자제했다. 대신 연설에서 '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똑같이 강조했다.
김 후보는 동영상에서 "당신은 친박입니까, 저에게 묻는다. 저뿐만 우리 모두가 친박이다"이라는 문구를 넣어 '원조 친박' 이미지 쌓기에 주력했다. 그러면서 "당이 위기일 때마다 당을 구해준 박 대통령이 위기다. 이제 우리가 박 대통령을 구해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제가 당 대표가 돼 역사의 기록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외쳤다.
서청원 후보 현수막. (홍영선 기자)
서청원 후보는 "사심도 없고 욕심도 없다. 야망도 없다"면서 "오로지 박근혜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당 대표에 나왔다. 누가 박 대통령을 공격하더라도 박 대통령과 정치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박심(朴心)'을 내세웠다. 무대 안을 이동하며 당원들과의 호흡도 과시했다.
김영우 후보는 정견 발표를 하던 도중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면 우리 새누리당 지도부가 제대로 굴러갈까 걱정한다"면서 서·김 후보의 손을 맞잡고 "우리당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우리는 동지"라고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RELNEWS:right}
9명의 후보들은 이날 첫 합동연설회에 이어 9일 영남권(경북 경산)과 11일 수도권·강원권(경기 성남)에서 두 차례의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추가로 갖는다. 이어 오는 14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마지막 합동연설회를 실시한다. 이와 별도로 8일과 10일에는 각각 TV토론회도 예정돼 있다.
한편, 서·김 후보는 장외에서 공방전을 벌였다. 서 후보 캠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김 후보 등의 당 대표 후보자 진영에서 일부 언론사에 20만명의 선거인단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를 유포시켰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서 후보 측은 "새누리당과 당 선관위가 '20만 선거인단 신상정보 불법 유출'에 대한 신속한 진상조사를 하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시 강구하도록 정해진 법적 조치를 즉각 취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