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오는 2030년이면 한국이 영국, 미국 등과 함께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급속한 고령화가 전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디스는 6일(현지시간) '인구 고령화가 향후 20년간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무디스는 이 보고서에서 2020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국가가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포르투갈,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등 13개국으로 늘고 2030년엔 한국과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 34개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는 현재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무디스는 또 내년에는 무디스의 신용평가 대상 국가의 60% 이상이 인구의 7% 이상이 65세 이상인 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NEWS:right}
무디스는 이 보고서에서 전체인구에서 생산가능 인구비율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이른바 '인구배당효과'(demographic dividend)가 이제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인구세'(demographic tax)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저자의 한 명인 엘레나 더가 무디스 부사장은 "장기적인 문제로만 여겨지던 인구변화가 이제 닥쳤으며 경제성장률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오는 2015년부터 2030년까지 노동 연령 인구 증가율이 이전 15년간의 절반에 그칠 것이라면서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향후 5년간 성장률을 0.4% 떨어뜨리고 2020-2025년에는 성장률을 0.9% 낮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인구 고령화가 연간 세계경제 성장률을 3.6%에서 2050-2060년 2.4%로 하락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아시아 일부 국가들에서 고령화가 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2020년이면 고령인구 1명당 노동 연령 인구는 6명이지만 2030년에는 4.2명, 2050년에는 2.6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과 홍콩의 2020년 고령인구 1명당 노동 연령 인구는 각각 4.6, 3.8명이지만 2030년에는 각각 2.7명과 2.3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중기적으로 노동 참여율을 높이고 이민을 간소하고 재정흐름을 개선하는 정책 개혁이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혁신과 기술발전이 급속한 인구변화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숙미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지난 1월 한국이 2026년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통계청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구성비가 2020년에 15.7%, 2040년에 32.3%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