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육류, 어류, 우유와 유제품, 과일·채소류의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이날 내각회의에서 유럽연합(EU), 미국,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생산된 일련의 식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는 정부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은 빠졌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들 국가들에서 생산된 소고기, 돼지고기, 과일·채소, 닭고기, 생선, 치즈, 우유, 유제품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금수 조치가 오늘부터 1년 동안 적용되지만 우리 파트너들이 협력 문제에서 건설적 태도를 보이면 정부는 이 조치의 기간을 재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서방과의 협상 여하에 따라 제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협력해 수출 금지된 품목을 대체하기 위한 조치들을 서둘러 취하라고 주문하면서 "특히 가격 인상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해 오랫동안 맞대응을 하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마지막까지 서방 동료들이 제재는 막다른 길로 가는 조치로 누구에게도 필요치 않음을 깨닫길 기대했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뒤이어 항공 분야 제제에 대해서도 언급, "우크라이나 여객기들이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조지아), 아르메니아, 터키 등으로 가기 위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금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사한 조치가 EU와 미국 항공사들에 대해서도 취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실제로 유럽 여객기들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할 경우 시베리아 항로를 통과해 아시아 지역으로 운항하는 유럽 항공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