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군대이자 가장 선진적 병영문화를 갖췄다고 자평하는 미군도 집단 가혹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각급 부대에서 동료들이 특정병사를 괴롭히는 가혹행위 사건이 심심찮게 불거져 나온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지적이다.
3년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잇따라 발생한 중국계 미국인 병사 두 명의 자살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11년 4월 해리 루 상병은 초병근무 중 잠을 잤다는 이유로 세 명의 해병 동료들로부터 얻어맞고 괴롭힘을 당한 뒤 권총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역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데니 첸 이병도 소대장인 대니엘 슈바르츠 중위를 비롯한 8명으로부터 아시아계라는 놀림을 받고 집단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끝에 자살했다.
두 사건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미국 병영문화의 어두운 속살을 여지없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특히 단순한 집단괴롭힘 차원을 넘어 인종차별주의적 요소까지 개입되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커다란 공분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