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세월호 승무원들의 대한 재판이 세월호 유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안산에서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됐다.
세월호 승무원들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광주지법 형사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부터 재판 내용을 안산지원에 생중계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단 채 안산지원을 찾은 세월호 유가족 50여 명은 법정에 설치된 100인치 스크린을 통해 광주지법에서 진행되는 재판을 지켜봤다.
가족들은 구조의 책임을 서로 미루는 해경과 선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서해지방경찰청 목포항공대 소속 김모 씨가 "사고 해역에 출동해 보니 배밖에 사람이 없어서 모두 구조된 줄 알았으며 배 밖에 보이는 사람이 전부라고 생각했다"고 말하자 방청석에서는 울음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헬기 기장 양모 씨의 증인 신문에서는 양 씨가 "사고가 났을 때 선장은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게 의무이고 불문율"이라며 "퇴선 명령이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며 구조 책임을 세월호 선원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자 "해경이 할 얘기는 아니다", "쟤도 정치하냐"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증인 신문 이후 진도VTS와 세월호 간 교신내역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유족들은 사고 당시 세월호의 긴박했던 상황이 생생히 녹음된 파일을 들으며 울분을 터뜨렸다.
'해경이 구조 작업하러 오고 있나, 소요시간 얼마나 걸리겠나'는 질문만 계속하는 세월호의 교신 음성이 흘러나오자 방청석에서는 "자신들만 살려고 하는 것"이라며 죽을 때까지 감옥에 쳐넣어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서증조사 과정에서 광주지법 법정에 나온 유족 홍모 씨가 "피고인들은 저렇게 편하게 있는데 유족이 조금 떠드는 것 같고 뭐라고 하냐"며 거세게 항의하며 소란을 피우자 재판이 30분 간 휴정되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안산의 유가족들은 "현장에서 보면 화가 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재판에는 당초 75명의 유가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50명만 중계 재판에 참석했다. 생존학생들은 방학이 끝나고 개학함에 따라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세월호 재판 생중계는 지난 6일 대법원이 세월호 사고와 같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해자 상당수가 법원에서 먼 곳에 거주할 경우 재판을 중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칙을 개정하면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안산지원은 410호 민사중법정을 영상중계법정으로 바꾸고 100인치 스크린을 통해 재판을 중계했다.
광주지법은 항소심까지 안산에 재판을 중계할 방침이다.
20일에는 해경, 어민, 어업지도사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