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경악, 헉….
인터넷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사 제목의 일부이지만, 정작 클릭해보면 별 내용이 없어 실망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한 웹 개발자가 이런 '낚시성 기사'를 선별해 올리는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
'클릭해봤더니'(https://twitter.com/alreadyclicked)라는 이 트위터는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별 내용이 없거나 혹은 아예 제목과는 무관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골라 소개하는 곳이다.
'클릭하지 마세요, 대신 요약해드립니다'라는 문구는 이 트위터의 성격을 잘 드러내 준다.
예컨대 유명 연예인이 루머에 해명하지 않은 이유를 제목으로 단 기사에는 '떳떳하기에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거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유를 제목으로 한 기사에는 '출석거부'라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지난 8일 개설된 이 트위터는 2주도 지나지 않았지만 20일 현재 벌써 6천700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트위터를 개설한 이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웹 개발 업무에 종사하는 유재훈(29)씨다. 비슷한 외국 트위터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유씨는 매일 직접 SNS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낚시'로 판단되는 기사를 검색해 직접 트위터에 올린다. 다른 누리꾼이 찾은 기사를 리트윗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매일 10개 가까운 기사가 등장한다.
기사 선별 기준은 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으로, 제목만으로 기사의 핵심을 유추할 수 있는지를 본다. 예를 들어 특정 연예인의 심경이 어떤지가 기사 제목이지만, 정작 내용은 며칠 전 이미 방영된 TV 프로그램 내용이면 '낚시'로 판단한다.
유씨는 20일 "전형적인 패턴인 '충격' '경악' 등으로 검색하면 웬만한 기사는 다 걸러진다"며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클릭이 많아야 광고도 함께 노출되니 낚시성 기사가 생산되는데, 결국은 수익모델의 문제"라며 "생산하는 언론사와 이를 소비하는 독자 모두 변해야 건강한 풍토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1월에도 '충격' '헉' '결국' 등의 단어가 들어간 기사 수를 집계하는 사이트인 '충격 고로케'가 등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범람하는 낚시성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채영길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낚시 기사가 단기적으로는 광고 수익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언론에 대한 신뢰를 깎아 생산자·독자 모두에게 손해"라며 "누리꾼이 기사보다는 검증되지 않은 SNS상의 정보를 선호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