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자료사진)
국방부가 국기를 흔들거나 민심의 동요를 일으킨 사안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서도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보호하기에 급급하다.
군이 연이어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을 위한 '꼬리자르기', '면죄부 조사'를 벌였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군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수사 결과, 정치 댓글이 7,100건으로 연재욱, 옥도경 전 사령관을 포함해 관련자 21명을 사법처리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극우·보수 성향의 3급 군무원인 이 단장이 120여명의 사이버심리전단 요원들을 움직여 자신의 신념을 설파했다는 것이 조사본부의 결론이다.
조사본부는 당시 장관이었던 김관진 실장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장관에게 매일 보고되는 일일사이버동향에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위법행위 자체를 알 수 없었다"는게 조사본부의 설명이다.
상명하복을 생명처럼 여기는 군에서, 장관의 바로 턱밑에서 벌어지고 있던 정치개입을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말의 중간수사 결과도 그렇고, 조사본부의 최종 수사결과는 사건을 개인적 일탈로 몰아 김관진 실장을 비롯해 윗선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꼬리자르기 수사 결과다.
연재욱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정치개입을) 직접 관여하거나 지시한 부분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정치관여특수방조 혐의만 적용했다.
국방부 직할부대인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이 장관에게 활동내역을 보고하기 때문에 연 전 비서관이 사건을 주도했다면 국방부 장관에게도 이를 보고하는 것이 수순이다.
장관의 관련성에 면죄부를 주는 마당에 그 밑에서 정치 개입을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 전 비서관을 중대 혐의로 처벌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김관진 실장(전 국방장관)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짜맞추기식 수사와 결과'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국방부는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감사에서도 김관진 실장에게 면죄부를 줬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지난 14일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감사 결과에서도 "엽기적 가혹행위가 포함된 사건 내용을 육군참모총장과 국방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감사관실은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에 대한 보고를 누락한 책임을 물어 박대섭 국방부 인사기획관 등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선언서 감사를 마무리했다.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꼬리자르기' 조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윤창원 기자)
김 실장은 윤 일병 사망 다음날인 8일 오전 A4 용지 한 장짜리 분량의 사건 개요를 보고받았을 뿐 가래침핥기, 치약먹이기, 수액 주사 후 폭행 등 끔찍한 가혹행위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영전한 김관진 장관은 중요한 사안마다 보고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방장관이 보고받지 않았다는 것도 믿을 수 없지만 국방부 발표가 사실이라면 장관의 '직무유기', '무능'에 대한 지휘책임은 남는다.
국방장관의 직무유기와 무능은 "보고 받지 않았다"는 무관련성보다 더 위중한 책임론이 따른다.
'그토록 무능한 분이 청와대 안보실장을 맡아서 되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관진 실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군인 김관진이라는 분이 국방장관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참으로 유능하고 책임감이 강한 군인이었는데 박근혜 정권 들어 마지못해 장관을 연임하면서부터 좀 이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장관을 위한 면죄부 조사 결과는 가뜩이나 실망한 군에 대한 불신을 더욱 자극해 결국 군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 불신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