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 류영주 기자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황금폰'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의 통화 녹취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대선 직후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녹취 내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으로 불리는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에 대한 포렌식에서 통화 녹취 자료를 확보했다.
자료 중에는 명씨는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과 2분 30초, 약 40분 뒤 김건희 여사와 1분간 통화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화가 이뤄진 2022년 5월 9일은 윤 대통령이 취임하기 하루 전날이자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 발표일 전날이다.
먼저 검찰이 확보한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31일 공개한 20초 가량의 부분 녹취가 아닌 전체 녹취 자료(2분 30초)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부분은 지난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씨는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검찰이 이번에 확보한 자료에는 이 대화 사이에 빠진 내용이 포함돼있다.
윤 대통령이 "당에서 중진들이 자기들한테 맡겨 달라고 하더라. 내가 말을 세게 했는데"라고 말하자 명씨는 "박완수 의원과 이준석과 윤상현도 다 (김영선 공천을) 해주려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내가 윤상현한테도 (말을) 하고"라고 하자 명씨는 "그런데 윤한홍·권성동 의원이 (김영선 공천) 불편한가 봐요"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한테 특별한 이야기 안 하던데"라고 했고 명씨는 "한 말씀드리면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알았어요, 내가 윤상현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 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고 명씨는 민주당이 공개한 대로 '감사하다'는 인사로 전화 통화가 마무리된다.
검찰은 윤 대통령 통화 이후 40분 뒤에 김건희 여사가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1분 가량 통화한 내용도 확보됐다.
김 여사는 당시 통화에서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어요. (김영선 공천을) 밀라고 말했다"라고 하자 명씨는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권성동, 윤한홍이 반대하는 거죠?"라고 묻고 명씨는 "당선인 뜻이라면서 (윤상현) 공관위원장을 압박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여사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될 거예요"라고 했고 명씨는 "고맙습니다. 내일 (대통령 취임식) 가서 뵙겠습니다"라고 답하면서 통화는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지난 12일 명씨로부터 제출받은 황금폰은 명씨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용한 휴대전화로 이 기간 대선과 지방선거, 보궐선거 등이 치러져 윤 대통령 부부와 유력 정치인이 명씨와 연루된 핵심 수사 자료로 분류되고 있다.
검찰은 그밖에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만든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 파일을 윤 대통령 부부에게 최소 4차례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