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일본의 자동차 부품업체 12곳에 대해 총 12억 3천500만 위안(약 2천52억 6천 여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 인터넷포털 텅쉰차이징(騰訊財經),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날 오전 스미토모(住友) 등 일본의 자동차 부품업체 8곳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총 8억 3천196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업체는 히타치, 덴소, 아이산, 미쓰비시 전기, 미쯔바, 야자키, 후루카와다.
또 니혼세이코(日本精工·NSK), 나치(Nachi) 후지코시, JTEKT, NTN 등 4개의 일본 베어링 업체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4억 344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덧붙였다.
한 업체당 벌금액은 2천976만∼2억9천만 위안이다.
다만, 히타치와 나치 후지코시에 대해서는 위법행위 증거자료 등을 가장 먼저 제출하는 등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을 감안해 벌금을 면제했다.
발개위에 따르면 일본 부품업체들은 2000∼2010년 빈번한 양자, 다자 접촉을 하고 가격협상을 벌였고 제품 공시가격에 관한 협약을 맺어 이를 실행했다.
베어링업체들 역시 2000∼2011년 모임을 하고 중국시장에서 베어링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기 위한 시점과 범위 등을 논의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중국언론들은 일본기업들에 대한 이번 벌금액이 반독점법이 탄생한 이래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외국계 분유업체들에 대해 1천억 원이 넘는 반독점 관련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발개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위법행위가 장기간(10년 이상)에 걸쳐 이뤄졌고 몇몇 기업은 수차례에 걸쳐 독점협상을 벌였다"며 "법을 잘 알면서도 어긴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발개위는 조사가 진행 중인 또 다른 외국계 자동차업체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독점행위 혐의로 벌금 등의 처분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자국에서 판매되는 수입자동차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지난해 여름부터 수입자동차업체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왔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랜드로버, 포르셰, 폴크스바겐, BMW 등이 다른 나라에 비해 3배가량 비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당국의 외국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결국 경쟁 관계에 있는 자국기업을 지원사격하기 위한 '외국기업 때리기' 성격도 띄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