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LG전자[066570] 간부가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 제품을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심을 사 현지 경찰이 개입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임원 A씨는 전날 낮 시간대에 부하 직원과 함께 베를린에 있는 새턴 유로파센터 매장을 찾아 삼성전자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의 연결부(힌지)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A씨는 매장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숙소에서 신분 확인을 위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내 CCTV 등을 살펴본 결과 A씨는 삼성 세탁기의 도어를 열어둔 채로 힘껏 눌러서 잘 닫히지 않게끔 파손했다고 매장 측은 주장했다.
A씨와 LG전자 직원들은 파손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문제가 생긴 세탁기 4대를 전부 구매하기로 매장 측과 합의했다. 경찰은 제품을 구매해 변상하기로 함에 따라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베를린 시내 다른 매장인 새턴 슈테글리츠에서도 CCTV 확인 결과 이들이 매장에 출입했고 파손된 제품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삼성 현지법인은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전시회를 앞두고 국내 기업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황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임원이 매장을 둘러보다가 삼성 세탁기의 문이 흔들거려 제품에 이상이 있나 살펴봤는데 매장 직원이 일부러 파손한 게 아니냐고 따져 옥신각신한 것"이라며 "전시회를 앞두고 흔히 있는 해프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