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중동 동맹국까지 포함하는 '군사연합 전선'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서방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 개국이 힘을 모아 사담 후세인을 몰아냈던 과거 미국의 걸프전 전략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영국 더 타임스와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4∼5일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정치·군사 연합체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통해 미군, 이라크 정부군, 쿠르드군뿐 아니라 다국적군이 함께 IS를 응징토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캐머런 총리는 '서방 측의 일방적인 이라크 개입은 안 된다'며 의회에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연합체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압둘라 요르단 국왕이 연합체에 참여하라는 요청을 받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3일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리사 모나코 국가안보·대테러 보좌관을 중동에 보내 IS와의 싸움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4일 더 타임스에 공동 기고문을 내고 "나토 밖의 위협에 대응해 우리가 할 일은 우리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4일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와 공통의 관심사가 그다지 많지 않은 국가들, 또 우리와 협력하지 않았던 국가들도 지지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부보좌관은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군사연합 전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단언하면서 "이들 국가는 IS를 자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국가들도 합류할 것"라고 말했으나 아랍에미리트 이외에는 구체적인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는 전날 IS에 반대하는 강한 톤의 성명을 냈다.
이 같은 군사연합 전선 구상은 1991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격퇴하고자 광범위한 다국적군을 꾸렸던 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선례를 따르는 것이라고 미국·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말했다.
당시 걸프전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가 직접 전투에 참가했다.
한편,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제 조사팀이 IS가 이라크, 시리아에서 고문, 처형 등 조직적인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다량 확보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매달 7만 달러(7천130만원)를 조사팀에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IS를 전범으로 기소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풀이된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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