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은 개인 통산 100번째 A매치였던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에서 역전골과 쐐기골을 연이어 터뜨리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윤성호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 자신의 100번째 A매치에서 결승골까지 뽑으며 '노망주'의 진가를 뽐냈다.
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개인 통산 100번째 A매치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1998년 5월 16일 열린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생애 첫 A매치를 경험한 이동국은 그로부터 16년하고도 3개월 20일이 지난 2014년 8월 5일. 개인 통산 100번째 A매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15개월간 인연이 닿지 않았던 태극마크지만 이동국은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한 덕에 다시 한 번 국가대표로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선발 출전한 양 팀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이동국이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몸을 사리지 않았다. 체격조건에서 앞선 덕에 상대 수비수의 집중 견제를 피할 수 없었고, 경기장에 넘어지는 것도 수차례 계속됐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자신이 직접 슈팅을 하는 것은 물론, 동료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이타적인 경기 운영으로 왜 자신이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되는지 확실하게 입증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김민우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받아 자신의 전매특허인 발리슛으로 연결하려다 상대 수비의 방해로 아쉽게 슈팅까지 시도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15개월 만의 축구대표팀 복귀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35세 나이가 무색한 맹활약을 선보였다. 윤성호기자
하지만 이동국은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7분 부천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3만4456명 만원 관중의 엄청난 환호를 이끄는 헤딩 역전 골을 뽑았다. 개인 통산 A매치 31호 골.
김민우가 코너킥한 공을 상대 수비 앞에서 높이 뛰어올라 그대로 골대 안으로 방향만 바꾸는 절묘한 슈팅이었다. 상대 골키퍼가 공을 향해 뛰어올랐지만 워낙 공의 속도가 빨라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공대 안으로 떨어졌다.
이번에 소집된 축구대표팀의 막내 손흥민은 통산 100번째 A매치에서 골 맛을 본 이동국을 위해 직접 무릎을 꿇고 축구화를 닦는 시늉을 하는 세리머니로 축하했다. 그러나 뒤늦게 발동이 걸린 이동국의 오른발은 결국 추가 골까지 만들었다.
이동국은 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명주의 패스가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이 공을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이동국의 A매치 32호 골로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A매치에서 기분 좋은 3-1 역전승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