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극우 성향으로 평가되는 여성 정치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55) 신임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을 정권의 '스타'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시동을 건 양상이다.
아베 총리는 정부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민당 정조회장에 일본 정계의 기준상 '소장파' 축에 끼는 3선 여성의원 이나다를 지난 3일 기용한데 이어 9일 후속 자민당 인사에서 정무조사회에 거물급 인사들을 투입함으로써 이나다를 충실히 뒷받침하도록 했다.
특히 정조회장 대행에 이나다씨와 같은 파벌인 마치무라(町村)파의 시오노야 류(鹽谷立) 전 문부과학상(7선)을 기용한 것이 눈에 띈다. 7선 의원이 3선의 '후배'를 뒷받침하는 구도는 이례적인 것으로, 이나다에 대한 배려가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출신 파벌인 마치무라(町村)파의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회장에게 이나다 정조회장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을 의뢰해 차출받은 인사가 시오노야라고 소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조회장 대리에는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전 후생노동상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 등 지난 3일 개각 전까지 아베 내각의 각료를 지낸 정책통들이 배치됐다.
군위안부, 난징(南京)대학살 등 사안에서 극우적인 역사관을 보이고,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빠짐없이 참배하는 이나다 정조회장에 대한 아베 총리의 신임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이나다를 정조회장에 기용하기에 앞서 주변에 "이나다씨를 여성의원의 '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아베 총리의 인사 방침에 한때 저항하며 자민당 간사장 유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의 측근들은 이번 자민당 인사에서 '전멸'했다. 이시바와 가까운 가모시타 이치로(鴨下一郞)와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가 각각 간사장 특별보좌와 간사장 대리직에서 물러났다.
또 자민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사에서는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가 사무국장직에 유임되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가까운 야마구치 다이메이(山口泰明),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등 중의원 3명이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대해 아사히 신문은 총리관저 주도의 당 운영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