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러시아에서 테러를 벌이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드레이 노비코프 독립국가연합(CIS. 옛 소련국가 모임) 대(對)테러센터 소장은 9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지역 안보회의에서 "IS가 올해 6월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의 대학에서 수십 kg의 핵무기 원료를 손에 넣었다"고 밝혔다.
그는 "IS는 약 10억 달러의 자금이 있기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기술력과 장비를 어렵지 않게 확보했을 것"이라며 "그들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근거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고 텡그리 뉴스 등 현지언론은 전했다.
노비코프 소장은 또 각 정보 당국의 보고를 취합한 결과 IS가 "CIS 내에서도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통해 핵무기, 또는 대량살상무기 등을 (러시아로) 운반할 수 있다"며 CIS 회원국은 "잠재적인 위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 7월 IS가 모술대학에 보관됐던 연구용 우라늄 화합물 40㎏을 탈취했다고 유엔에 보고했다.
무함마드 알리 알하킴 유엔주재 이라크 대사는 당시 "테러단체(IS)가 모술을 점령해 핵물질을 손에 넣었다"면서 "이 핵물질이 대량파괴무기(WMD)를 만드는 데 쓰이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탈취된 핵물질의 양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테러단체는 이 화합물을 분리하거나 다른 물질과 합성해 테러에 쓸 수 있는 전문적 능력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IS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성명을 통해 "초기 정보에 따르면 탈취된 핵물질이 핵무기에 사용될 가능성은 낮다"며 "핵(무기)확산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무기 전문가들도 핵무기를 만들려면 복잡한 과정과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탈취된 화합물이 농축 우라늄은 아니어서 핵무기를 만들기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IS가 핵무기를 만들기보다는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등의 위협을 가하려고 화합물을 탈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IS는 앞서 러시아의 분쟁 지역인 북(北)캅카스(영어명 코카서스)에서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해 현지에서는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체첸자치공화국 등이 속해 있는 북캅카스 지역은 러시아 연방으로부터 분리·독립과 이슬람 독립국 건설을 추구하는 반군의 근거지로 러시아 정부군과 무장세력간 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