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애틀랜타에 있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이동식 병원과 의사, 의료 전문가들의 추가적인 파견, 라이베리아 등 발병국들에 대한 의료 물자의 지원과 의료 종사자들의 훈련 프로그램 제공 등이 이 계획의 골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의 개입 확대도 포함하는 이 전략은 ▲에볼라 발병지에서의 원천통제 ▲현지 보건시스템의 경쟁력 강화 ▲현지 관리들의 역량 제고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을 통한 지원 확대 등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의회에 8천800만달러의 예산을 추가로 배정해줄 것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 모나코 백악관 국가안보·대테로 보좌관은 "에볼라 퇴치를 위해 많은 지원책을 내놨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이 확대된 대응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의료 종사자들을 위한 보호복과 식량, 식수, 의료 및 위생장비 지원 등을 위해 1억달러를 지원키로 약속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주 전 백악관에서 서아프리카의 에볼로 발병지를 직접 다녀온 톰 프리든 CDC 소장으로부터 실태 보고를 받고 나서 더욱 대담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참모들에게 주문했다고 당국자들은 밝혔다.
프리든 소장의 보고를 계기로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에볼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책이 충분하지 못하며 이대로 가다가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당시 프리든 소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지에 병상이 부족해 병원 땅바닥에 누워 있는 환자 수십명을 목격했다고 털어놓으면서 "현지 상황은 아무리 절박하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 뉴욕에서 개막하는 유엔 총회장도 세계 정상들에게 에볼라 지원책을 호소하는 자리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최소한 4천784명이 에볼라에 감염돼 2천400명이 숨졌다. 이는 8월31일의 3천707명 감염, 1천848명 사망과 비교해 2주만에 크게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