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 현장검증 (육군 제공)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재판이 재판 관할 이전과 공소장 변경 등을 거쳐 43일 만에 열린 가운데 가해 병사들은 모두 살인죄를 부인했다.
16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5차 공판에서 군 검찰은 변경된 공소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군 검찰은 이 모(26) 병장 등 4명의 피고인에 대해서 살인죄를 주혐의로 적용하고, 기존에 적용한 상해치사죄는 예비혐의로 변경했다.
군 검찰은 "피고인들이 지속적 폭행과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살인죄를 주혐의로 적용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주혐의로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이 이 사건의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고 판단하고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 병장 등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하나 같이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며 검찰의 살인죄 적용에 대해 반박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병장 등 일부 피고인은 직접 자리에서 일어서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등'에서 '좌멸증후군 및 속발성 쇼크 등'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서도 군 검찰과 변호인 측이 대립해 공방이 예상된다.
군 검찰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시사하지는 않지만 속발성 쇼크 등은 누적된 폭행으로 인한 것인 만큼 폭행의 고의, 사망 예견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변호인들이 "직접 부검한 부검의보다 감정의가 얼마나 사인을 확실히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군 검찰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에따라 재판부는 군 검찰이 제출할 윤 일병 시신에 대한 사진과 의료기록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사인을 재감정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은 유족과 시민, 취재진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검찰의 변경된 공소장 낭독, 인정신문, 증거조사 등의 순서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으며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에 열린다.
한편, 재판 시작 5분 만에 방청객 출입 문제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등 방청객 10여명과 군 관계자 사이에 승강이가 벌여져 재판이 30분 정도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