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2-0으로 앞선 5회초 공격. 1사 2루 찬스에서 오릭스 버펄로스는 소프트뱅크 우치카와 세이치를 고의 4구로 내보냈다.
다음 차례는 이대호(32). 자신의 타석을 앞두고 고의 4구를 선택한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했다. 게다가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의 4번 타자였다. 이대호 개인에게나, 소프트뱅크에게나 승부욕이 샘솟았다.
앞선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이대호는 니시 유키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6km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쭉쭉 날아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2-0으로 막으려던 승부수가 오히려 5-0으로 벌어졌다. 이대호의 힘이었다.
이대호는 1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원정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시원한 3점 홈런을 터뜨렸다.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이대호는 시즌 타율 3할3리를 유지했다.
첫 두 타석은 방망이가 헛돌았다. 2회초에는 3루 땅볼, 3회초 1사 1, 3루 찬스에서는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쳤다.
하지만 오릭스가 고의 4구로 자신과 승부를 선택하자 시원한 홈런포로 울렸다. 지난 13일 지바롯데 마린스전 이후 사흘 만에 터진 시즌 16호 홈런이다. 특히 9월에만 홈런 3개를 때리며 장타력을 회복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