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
'9시 등교' 시행 후 곳곳에서 다양한 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학생들이 아침시간대 PC방을 들렀다가 학교에 가는가 하면 학원 수강생은 줄고 불법 개인과외는 느는 추세다.
이달부터 9시 등교를 시작한 수원 A중학교는 최근 등굣길 지도를 강화했다.
A중학교 교감과 학생부장 등 교직원들이 조를 나눠 오전 7시 40분부터 학교 주변 PC방 4곳을 순찰하기로 한 것이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 '학교가기 전 PC방에 가는 아이들이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침에 PC방 가느라 지각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며 "학교가 학생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등교시간만 늦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A중학교 교감은 "최근 PC방 순찰을 하고 있으나 학생을 발견한 적은 없다. 지속적으로 관리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의 한 PC방에는 최근 오전 9시 전 교복 입은 고교생들의 출입이 늘었다.
PC방에서 6개월 간 근무한 직원(30)은 "시간이 남아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오전 8시쯤 와서 30∼40분 정도 있다가 간다"며 "출입하면 안 되는 시간이지만 그냥 들여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청소년은 오후 10시∼오전 9시까지 PC방 출입이 제한되는데도 늦춰진 등교시간에 배회하는 학생들의 발길이 PC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PC방 업주는 하교시간이 늦춰져 PC방을 찾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에 불법인 걸 알면서도 아침에 전에 손님을 받는 것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시흥에서 4년 간 PC방을 운영한 한 사장은 "하루 평균 10만∼15만원 정도 수입이 줄었다"며 "예전에 비해 단속이 줄었기 때문에 청소년 출입제한 시간과 상관없이 아침부터 학생손님을 받는 PC방이 꽤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평일 저녁 학원 다니는 학생이 주는 대신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개인과외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학원연합회 측은 고등학교의 경우 방과후 수업까지 마치면 하교시간이 오후 7시 전후가 돼 학원에서 1∼2시간 수업하는 것보다 개인과외를 받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이달 들어 등록생이 1/3가량 준 학원이 수두룩하다. 학원을 그만두면서 개인과외를 알아봐달라는 학부모 문의가 넘친다"며 "대부분 과외가 미등록 불법으로 이뤄지는데 결국 교육청이 불법 사교육시장을 양산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공교육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문제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9시 등교 시행 후 가족과 함께 아침밥을 먹게 됐다는 사례부터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로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더 많다는 게 도교육청 측 설명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침시간대 PC방 출입은 예전부터 있던 문제다. 생활지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 불법과외 역시 조례 제정 등의 대책을 마련해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