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을 아쉬운 준우승으로 마친 이승우는 내년 10월 칠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하겠다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자료사진=AFC)
아시아 정상의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이승우(바르셀로나)의 눈은 이미 세계 무대를 향하고 있다.
이승우는 20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결승에서 풀 타임 활약했지만 끝내 침묵했다.
앞선 4경기에서 5골 4도움으로 맹활약한 이승우를 앞세워 결승까지 진출한 한국은 간판 공격수의 침묵에 속절 없이 무너졌다.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에만 2골을 내준 역전패로 2002년 대회 이후 12년 만의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목표 달성이 좌절됐다.
경기 전 연광무 북한 U-16 대표팀 감독은 이승우에 대해 "훌륭한 선수지만 우리 공격수들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달랐다.
북한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이승우를 집중 견제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이승우가 드리블 돌파할 때 마다 다수의 수비가 달려들어 동시에 압박했다.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괴롭혔지만 앞선 경기에서 선보였던 폭발적인 드리블에 이은 슈팅은 끝내 볼 수 없었다.
경기 후 연광무 북한 U-16 대표팀 감독은 "상대 10번 선수(이승우)는 특기가 있는 선수라 우리가 많이 수비할 수밖에 없었다. 항상 수비수들이 감시해서 악바리처럼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승리 비결을 공개했다.
상대 감독의 집중 타겟이 됐던 만큼 비록 5경기 연속 골은 실패했지만 이승우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수상하며 '한국 축구의 분명한 미래'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승우는 "상을 받은 것은 기쁘지만 중요한 것은 팀이 우승이다. 앞으로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에서나 더 많이 배워서 내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우승할 자격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