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법원이 미스 베네수엘라 출신의 방송인과 전 남편을 살해한 살인강도범들에게 최대 징역 26년 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23일(현지시간) 2004년 미스 베네수엘라에 선발됐던 모니카 스페아르와 전 남편을 살해한 3명의 피고에게 이러한 형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 엘 우니베르살이 24일 보도했다.
미국에서 거주하는 스페아르는 지난 1월6일 고향을 찾아 전 남편과 수도 카라카스 서부 발렌시아와 푸에르코 카베요항을 잇는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무장 강도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받아 전 남편과 함께 즉사했다.
함께 탔던 다섯 살배기 딸은 다리에 총상을 입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스페아르 가족은 고속도로에 타이어를 펑크내는 장애물을 설치한 뒤 승용차가 견인차를 기다리는 사이 덮치는 수법으로 강도 행각을 벌여온 10명의 범죄단에 희생됐다.
강도단은 견인차가 도착한 직후 나타난 자신들을 발견하고 차 속에 몸을 숨긴 이들 가족을 향해 차량 밖에서 총을 난사했다.
법원은 나머지 7명에 대한 후속 재판도 할 예정이다.
당시 사건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스페아르의 장례식은 온 국민의 애도 속에서 치러졌다.
스페아르는 2005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5위 안에 입상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TV방송사의 드라마 배우로 미국과 베네수엘라를 오가면서 배우로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사건 발생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신도 과거 고속도로 위에서 유사한 강도행위를 당한 적 있다고 실토했다.
이어 긴급 치안회의를 소집해 범죄사건에 '철퇴 정책'을 펼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주 총기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4천7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민간인 무장 해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온두라스에 이어 평시 살인율이 두 번째로 높은 베네수엘라의 살인사건은 대부분 민간인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총기류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