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피해 고향 시리아 북부 코바니를 떠난 쿠르드족 난민들이 24일(현지시간) 터키 수루치 인근의 유무르탈리크 국경검문소를 통해 터키 땅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공습 범위가 터키 국경 지역까지 확대됐다.
미국과 아랍 동맹국들은 27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코바니('아인 알아랍'의 쿠르드식 지명)와 알하사카, 민베즈 등 터키와 국경을 맞댄 지역의 IS 시설을 일곱 차례 공습했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미국 중부 사령부는 이날 공습을 통해 IS가 지난 열흘간 장악하고 있는 코바니 인근의 IS 건물 한 채와 무장차량 두 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IS 대원 3명 이상이 사망하고 알하사카 인근에서 민간인 6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런던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밝혔다.
미국과 아랍 동맹국이 터키 국경 지역까지 공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등은 지난달 8일 이라크 공습을 시작하고 이달 22일 시리아로 공습 지역을 확대한 뒤 시리아 락까와 이라크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공습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시리아 동부 유전지역인 데이르에조르주와 중부 홈스주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날 공습지역에 새로 포함된 코바니는 시리아 쿠르드족 핵심 도시로, 지난 16일 IS가 이 도시를 공격한 이래 16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코바니에 대한 미국의 공습 확대로 IS와 싸우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IS는 코바니 동부 지역에 대해 폭탄 공격을 가해 7명이 부상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했다.
미국은 IS 거점도시 락까 공습도 계속해 비행장, 주둔지, 훈련캠프를 추가로 파괴했다. 이날 시리아 공습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가 동참했다.
미국과 동맹국의 이라크 공습도 이어졌다.
미군은 이날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남서부 지역을 세 차례 공습, IS의 무장차량 4대와 전투진지 한 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전날 의회에서 이라크 내 IS 공습을 승인받은 영국은 이날 키프로스 공군기지에서 토네이도 전투기 2대를 발진시키는 등 7시간에 걸친 첫 작전을 마쳤다.
영국 국방부는 즉각적인 공습을 할만한 목표물을 찾지 못해 실제 공습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이날 작전에서 IS 기반을 와해시킬 '소중한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도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습에 참여하고 있으며 벨기에와 덴마크, 네덜란드도 각각 전투기 파견을 약속하는 등 이라크 지역 공습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는 바그다드 북동부 디얄라주의 무크다디야 댐을 IS로부터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리아의 알카에다 연계단체인 알누스라 전선은 미국과 아랍국가의 시리아 공습이 "이슬람에 대한 전쟁"이라며 보복을 경고했다.
아부 피라스 알수리 알누스라 대변인은 인터넷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끔찍한 짓을 저지른 국가들은 성전주의자들의 목표물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라며 "공습은 알누스라에 대한 전쟁이 아니라 이슬람에 대한 전쟁"이라고 말했다.
알누스라 전선은 지난 24일 공습에서 자신들의 지도자인 아부 유세프 알투르키가 사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