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 애플이 20년 이상 아일랜드 정부와 불법적 세금 뒷거래를 해온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애플의 조세포탈 의혹에 대한 예비 조사보고서에서 애플이 아일랜드에 고용을 유지하는 대가로 적은 세금을 내왔다면서 이는 불법적 국고보조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애플은 아일랜드에 법인을 설립해 고용 창출에 이바지하면서 2%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법인세를 내왔다.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 국고보조를 받은 것으로 최종 결론나면 애플은 수십억 유로의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아일랜드 정부에 애플과 관련한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아직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받은 국고보조의 규모를 EU 집행위가 정확히 산정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수십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분석했다.
아일랜드 코크 주(州)에서 4천 명을 고용한 현지 최대 고용기업 중 하나인 애플은 최근 수년간 아일랜드 법인에 1억 달러(약 1천45억 원)를 투자했다.
아일랜드 정부와 1980년대부터 아일랜드에서 영업활동을 해온 애플 모두 양자 간 거래에서 불법 행위가 없었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아일랜드 정부 대변인은 "국고보조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EU 집행위가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대응했다.
애플 대변인도 "애플은 아일랜드에서 사업하는 수많은 다른 업체와 똑같은 세법을 적용받았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아일랜드에 법인세가 없던 1980년대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1991년 아일랜드 정부가 관련법을 개정하면서 아일랜드 조세 당국과 이른바 '이전(移轉)가격협정'을 체결해 세금 상의 특전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에 제공하는 국고보조에 대한 법적 규제는 EU 권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제도다.
EU 집행위는 과거 10년 동안 이뤄진 불법 지원 금액을 회수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 간 세금 뒷거래에 대한 EU 집행위의 심층 조사는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다국적 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라고 지칭한 다국적 기업의 조세포탈 의혹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 활동의 일환이다.
EU 집행위는 애플뿐 아니라 이와 비슷한 사례로 스타벅스와 네덜란드 정부, 피아트 파이낸스&트레이드와 룩셈부르크 정부 간 부당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피아트 파이낸스&트레이드는 이탈리아 자동차그룹 피아트의 금융부문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