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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정책

    황평우 "문화재 마피아, 돈놓고 돈먹기"

    - 숭례문 복원 부실 시공업체, 고작 15일짜리 징계
    - 감사원은 애초 2년간 수주/입찰 금지 통보
    - 감사원이 5월에 징계통보 했는데 6월 다른 사업 수주
    - 공사중 화재 낸 회사엔 징계후 1일만에 복권조치
    - 문화재 보수에도 관피아 폐해, 먹이사슬 극심
    - 문제 지적하는 사람은 공공의 적 만들어
    - 시민과 언론들이 문화재 문제에 더욱 관심 가져야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0월 9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정관용> 숭례문 복원사업, 엄청난 부실공사다, 엄청 큰 물의를 일으켰죠. 그런데 그 시공업체는 고작 15일 영업정지고요. 감리를 맡았던 업체는 한 달 영업정지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고 그러고 이 처벌을 받은 후에도 또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다른 문화재 복원사업을 여러 건 또 수주까지 했다고 그러네요.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연결합니다. 황 소장님, 나와 계시죠?

    ◆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감리업체가 한 달인데, 시공업체는 15일이에요?

    ◆ 황평우> 그런데 이것도 확인을 해 보니까요. 문화재청에서 15일 정지 이렇게 한 게 아니고 예를 들어서 문화재청에서는 전혀 하지 않았고요. 시공업체가 지방자치단체, 충남도인가 있어요, 소재지가.

    ◇ 정관용> 네.

    ◆ 황평우> 그래서 충남도에서 15일 영업정지를 한 거고요.

    ◇ 정관용> 아...

    ◆ 황평우> 감리업체는 서울입니다. 서울에서 이제 3개월 영업정지를 했는데 이쪽에서 또 가처분 신청을 내서 받아들여서 한 달로 됐고요. 이게 원칙적으로 보면 문화재청이 굉장히 방기를 한 건데, 사실은 보면 감사원에서는 뭐라고 이 감사결과가 나왔느냐하면 ‘부정당 업체이기 때문에 2년 이내에는 수주나 입찰을 못하게 하라’라고 했습니다.

    ◇ 정관용> 감사원의 통보 사항이 그거예요?

    ◆ 황평우> 네, 2년까지 하라고 그랬는데...

    ◇ 정관용> 감사원은 그걸 문화재청에다가 통보한 것 아니겠습니까?

    ◆ 황평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문화재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요?

    ◆ 황평우> 사실은 15일, 30일도 문화재청에서 주최한 게 전혀 아니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문화재청은 아무것도 안 한 거네요?

    ◆ 황평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되는 겁니까? 감사원이 시켰는데도?

    ◆ 황평우> 당연히 안 되죠. 그런데 더 황당한 거는요. 감사원이 2014년 5월에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올해.

    ◇ 정관용> 네.

    ◆ 황평우> 그런데 결정 내리자마자 한 달도 안 돼서 이 회사, 숭례문 복원 공사했던, 부실하게 했던 회사에다가 세 군데나 공사를 줬는데 여기 보면, 물론 이제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문화재는 아닌 예산이 없는 공원, 옛날 관아 건물이죠. 그다음에 아산에 있는 윤승구 고택 이렇게 했는데 문제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건물 중에 하나인데 맹씨행단이라고 있습니다. 우리 여말 여초, 고려 말하고 그다음에 조선 초기에 맹사성, 청백리의 맹사성 선생이 있었던... 지금으로 본다면 고려시대 때 집이라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맹씨행단이라고 있는 이 집은 사적 109호입니다. 이것을 감사원에서 올해 영업정지하라고 했는데 6월에 수주를 했어요.

    ◇ 정관용> 이거 보수 공사에?

    ◆ 황평우> 그렇죠.

    ◇ 정관용> 아... 그러면 보수 공사를 발주하는 주체는 문화재청이에요? 아니면 지방자치단체예요?

    ◆ 황평우> 지금 현재는 맹씨행단 같은 경우는 국가지정문화재이기 때문에요, 국가예산의 70%가 나가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에서 15%, 시에서 15% 이렇게 나가기 때문에 모든 감독 권한은 중앙정부, 문화재청에 있는 거죠.

    ◇ 정관용> 문화재청이 그러니까 발주처가 되는 거네요?

    ◆ 황평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감사원이 5월에 그 업체들은 2년 동안은 수주를 못하게 해라라고 했는데 6월에 그 업체에다가 발주를 했다?

    ◆ 황평우> 그렇죠, 공사를. 쉽게 말해서 공사를 딴 거죠.

    ◇ 정관용> 이거 분명히 확인된 사실입니까?

    ◆ 황평우> 지금 이 문제를 제기한 윤관석 의원실에 10분 전에 이 방송을 위해서 차분차분하게 확인을 다 한 겁니다. 그리고 문화재청 국감, 내일인가입니다.

    ◇ 정관용> 네.

    ◆ 황평우> 문화재청 국감에 아마 내일 다 나올 예정입니다, 이 내용은.

    ◇ 정관용> 감사원이 지시를 했는데 지시를 어기고 발주를 했다, 이거 아닙니까? 쉽게 말해서.

    ◆ 황평우> 그렇습니다, 네.

    ◇ 정관용> 왜 이렇게 됐을까요?

    ◆ 황평우> 지금 제가 이 문제는요. 사실 이런 문제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예전에 10몇 년 전에는 어떤 경우가 있느냐 하면 모 지방, 우리 광화문 복원 공사했던 것도 지금 뭐 부실이다 말이 많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황평우> 그런데 광화문 공사한 그때 당시의 업체가 지방차치단체에 있는 시도지정문화재를 공사하다가 아궁이에 불을 잘못 놔서 전부 다 태워버렸어요. 그러고 나서 문화재청에서 6개월 동안 그 회사 정지를 했는데 12월 31일 정지명령을 내리고 그다음 1월 1일 모든 것은 복권이라는 제도 아시죠, 사면복권.

    ◇ 정관용> 네, 네.

    ◆ 황평우> 하루 만에 사면복권이 돼서 그 회사는 다시 광화문도 낙찰 받고 모든 문화재 공사에 다 뛰어들었죠.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사실 제가 항상 말씀드리지만 문화재 마피아라고 얘기하는 부분들이, 관료 출신들이 이런 회사에 가고 또 이런 사람들이 그 회사에 면허증을 빌려주게 되고 또 문화재의 기술자들은 면허증 빌려주면서 서로 먹이사슬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 관과 업자와 이런 문화재 보수하는 수주를 하는 이런 곳에서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들의 먹이사슬을 자르지 않는 한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마피아적 먹이사슬이 있어도 그래도 법에 정한 규정 같은 건 따라가면서 서로 챙겨주는 건데, 지금 황 소장님 말씀에 의하면 문화재청은 정작 부실시공한 업체, 부실감리한 업체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 황평우> 그렇죠.

    ◇ 정관용> 감사원에서 일감 주지 말라고 하는데도 무시하고 일감을 주고 이랬다는 거 아니에요?

    ◆ 황평우>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게 이번 일만이 아니고요. 그 전에도 이런 문화재 문제가 나왔을 때 사실 다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됐어요.

    ◇ 정관용>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웃음)

    ◆ 황평우> 그래서 아까 조금 전에도 방송에 보니까 원전 얘기하시던데요.

    ◇ 정관용> 네.

    ◆ 황평우> 원전 때문에 마피아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사실은 원전, 원자력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어렵잖아요. 즉 문화재가 사실은 일반 시민들이 알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는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편이지만 사실은 이런 원전이나 문화재는 자금력에서의 케파(생산능력)는 문화재가 굉장히 작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거든요, 우리한테는.

    ◇ 정관용> 그렇죠.

    ◆ 황평우> 그런데 일반 시민 분들이 원전이나 일반 생활 경제처럼 이 문화재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계셔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화재가 너무 어려우니까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감시자가 없으니까 완전히 이거는 뭐 주인 없는 그냥 돈 놓고 돈 먹기밖에 안 되는 이런 형국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래도 해도 너무하네요. 지금 말씀을 좀 들어보면.

    ◆ 황평우> 그런데 더한 거는요. 예를 들어서 문화재 보수 기술자들이 이번에 처음으로 아마 구속이 된 분도 있어요, 충청북도 쪽에서. 이번에 숭례문 이후에, 사실 숭례문 부실 문화재 이후에 이 문화재계의 비리가 표면에 많이 나왔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황평우> 비리가 나오고 난 다음에 황평우, 제가 그 문화재계에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왜 들쑤셔서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 저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죠. 제가 들쑤시지 않으면 우리나라 문화재계는 앞으로 더 갈수록 헤어날 길이 없다. 그래서 이런 방송이나 언론에서 계속 이런 문제에 좀 관심을 가져줘야지 될 것 같습니다.

    {RELNEWS:left}◇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 내일 예상되는 청문회에서 바로 이 문제가 집중 추궁이 이루어질 텐데.

    ◆ 황평우> 아, 국정감사.

    ◇ 정관용> 네, 국정감사에서요.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평우>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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