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들어서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정통 스포츠카 람보르기니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옆으로 대당 가격이 한국 돈으로 20억원이 넘는 초대형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비롯해 고급차의 대명사인 벤틀리가 각각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의 대형 전시장인 국가회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사치품 박람회장의 내부 모습이다.
박람회장 입장은 초청장이 있는 사람들로만 철저하게 제한된다. 주최 측은 은행 예금 자산 20억 원이 넘는 부자 5만 명에게만 행사장 출입이 가능한 초대장을 발송했다.
정식 명칭은 '제3회 베이징 야오라이 호화사치 브랜드 문화박람회'이다. 홍콩 증시 상장기업으로 럭셔리 브랜드 전문 판매회사로는 중국 최대인 홍콩 야오라이그룹이 주최하기 때문이다.
박람회장 안에는 최고급 보석 브랜드로 유명한 네덜란드 로열아셔도 한 켠을 차지했다. 세계 왕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엘레자베스2세 여왕의 왕관을 제작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밖에도 일반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명품 브랜드의 시계와 장신구, 의류, 와인, 전자제품, 캠핑카 등 70여 럭셔리 브랜드가 중국 부자들의 지갑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사치품 박람회는 중국에서 한 해 50개 정도 열리지만 이번 야오라이 박람회가 규모 면에서 최대를 자랑한다.
이번 박람회에는 중국내 주요 사치품 박람회로는 처음으로 한국 업체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차병원그룹은 안티에이징센터를 운영하는 '차움' 브랜드로 중국 부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홍보했고 천연 나노기술을 활용한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에이펙셀도 눈길을 끌었다.
스크린 골프 업체인 한국의 G스토리는 가장 넓은 면적의 전시공간을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별장 등에 거주하는 부유한 개인들이 스크린 골프를 주로 구매한다는 점을 공략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같은 스크린을 이용해 영화와 전자오락, 가라오케 기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 관람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상운 G스토리 대표는 "스크린 골프가 한국에서는 체인점을 통해 사업화됐지만 중국에서는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에서 새로운 개념의 스크린 골프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등극한 중국의 소비 형태는 나날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은 호화 사치품의 큰 손답게 전세계 2천억달러가 넘는 사치품 시장 규모의 절반 가까이를 소비하고 있고, 중국 내 사치품 시장 규모만도 28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하고 사치품 소비시장 공략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맞춤형 중국 내 소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