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정병국 (사진 제공/KBL)
인천 전자랜드에서 문태종(창원 LG)이 활약하던 시절 '작은 문태종'으로 불리던 선수가 있다. 바로 정병국(30, 183cm)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정병국을 "코트에 교체 투입돼서 1초 만에 기회가 와도 슛을 던져야 하는 선수"라고 표현한다. 예민한 슈터가 예열 과정 없이 첫 슛을 성공시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슈터' 정병국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20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정병국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한때 13점 차까지 앞서가던 전자랜드는 4쿼터 들어 삼성의 추격에 흔들렸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터진 득점으로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를 지켰다.
정병국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자랜드가 67-64로 추격당한 4쿼터 종료 7분55초 전, 정병국의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갈랐다. 전자랜드의 4쿼터 첫 득점포였다.
전자랜드는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종료 4분 여를 남기고 74-73으로 쫓겼다. 이때도 정병국의 3점슛이 터졌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삼성도 대단했다. 삼성은 종료 1분40초를 남기고 결국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병국을 조심해야 했다. 정병국이 스크린을 받고 던진 중거리슛이 다시 한번 림을 통과했다.
삼성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종료 36초 전, 정영삼의 어시스트를 받은 이현호의 3점슛이 성공되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결국 전자랜드는 삼성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85-79로 승리했다.
정병국은 팀내에서 리카르도 포웰(18점) 다음으로 많은 17점을 기록했다. 4쿼터에서만 영양가 만점의 8점을 몰아넣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쿼터에 터뜨린 감각적인 페이더웨이 점퍼는 이날 경기의 백미 중 하나였다.
정병국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4쿼터 맹활약에 대한 질문에 "요즘 슛 감각이 좋아서 자신감이 있었다. 감독님께서도 자신있게 던지라고 항상 말씀하신다"고 말했다.